카를로스 알카라스(22·세계랭킹 2위·스페인)가 라이벌 얀니크 신네르(24·1위·이탈리아)를 꺾고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신시내티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알카라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대회 단식 결승전에서 1세트 도중 신네르에 기권승을 거뒀다. 하드코트 대회인 신시내티오픈은 닷새 뒤 미국 뉴욕에서 열릴 시즌 네 번째이자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하드코트)의 전초전이다. 알카라스가 신시내티오픈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US오픈 우승 가능성도 키웠다. 알카라스는 또 신네르와 상대 전적을 9승5패로 격차를 벌렸다.
이날 경기는 세계 남자 테니스의 신흥 라이벌이 우승을 놓고 맞붙어 큰 관심을 모았다.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올해 로마 마스터스, 프랑스오픈, 윔블던 결승에 이어 이날이 네 번째 결승 맞대결이었다. 최근 맞대결인 윔블던 결승에선 신네르가 3-1로 승리하며 최근 알카라스 상대 5연패 사슬을 끊어서 이번엔 접전이 예상됐다. 디펜딩 챔피언 신네르의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가 근소하게 더 많았다. 신네르는 하드코트에서 압도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날 결승전 이전까지 하드코트에서 26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하드코트 마지막 패배 상대가 알카라스(2024년 베이징 대회)였다.
하지만 결과는 허무했다. 무더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신네르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내리 5게임을 내주며 무너졌다. 결국 경기 시작 23분 만인 1세트 5게임 후 기권했다. ATP투어는 "신네르는 기권 후 의료진을 요청했다. 그는 경기를 지속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US오픈을 대비해 신네르가 무리하지 않고 컨디션을 조절한 것으로 분석했다. US오픈 역시 신네르가 디펜딩 챔피언이다. ATP는 "하드코어 연승 행진은 멈췄다. 이제 신네르는 빠르게 회복해 US오픈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네르는 패배 후 "팬들 앞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해서 너무 너무 죄송하다. 어제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악화했다. 완주를 하려 최대한의 노력을 했지만, 더는 경기를 할 수 없었다"며 사과했다. 알카라스는 "이런 식으로 우승하고 싶진 않았다"면서 "신네르가 더 강해져서 돌아올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