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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앞두고 트레이드됐다…‘수다맨’ NC 최원준의 전화위복 후반기

중앙일보

2025.08.1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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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적 후 공수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원준. 고봉준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얼마 전 추진한 대형 트레이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3대3 맞교환을 통해 데려온 중견수 최원준(26)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타석에선 전반기 부진을 씻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외야에선 안정적인 수비로 승리의 발판을 놓는 핵심 자원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NC는 지난달 28일 KIA 타이거즈와 3대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투수 김시훈(26)과 한재승(24), 내야수 정현창(19)을 내주고, 최원준과 외야수 이우성(31), 내야수 홍종표(25)를 영입했다. 이 트레이드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역시 최원준이다.

지난해 KIA의 통합우승을 도운 주전 중견수이자 올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선수라는 점에서 현장의 이목이 쏠렸다. 5강권의 NC는 외야진 보강을 위해 최원준을 ‘콕’ 찍어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이렇게 유니폼을 갈아입은 최원준은 전반기 부진을 씻는 공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적 후 16경기 성적은 타율 0.302 13타점 19득점. 올 시즌 KIA에서 76경기를 뛰며 타율 0.229 19타점 28득점으로 난조를 보였던 점과는 큰 차이가 있다.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수비력도 상승 곡선을 그린다. 지난 17일 한화 이글스와의 창원 홈경기에선 9-4로 앞선 7회초 2사 1루에서 채은성(36)의 큼지막한 타구를 정확하게 낚아채 아웃을 만들었다. 오른손으로 펜스를 짚은 채 글러브로 떨어지는 공을 잡아 동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화가 조금씩 추격해오던 시점이라 최원준의 호수비는 더욱 빛났고, 결국 NC는 이날 경기를 9-4로 이겨 주말 3연전을 2승 1패로 장식했다.

최근 만난 최원준은 “사실 이적 직후에는 부담이 많았다. 전반기처럼 타격이 부진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컸다. 구단에서 어렵게 추진한 트레이드인 만큼 다짐을 많이 했다”면서 “지금 현재는 NC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만족스럽다. 적응은 모두 끝났고, 이적하자마자 타격감도 올라와서 매일이 행복하다”고 했다.

NC 최원준이 17일 창원 한화전에서 호수비를 펼치고 있다. 사진 NC 다이노스
최원준은 KIA에서 ‘수다맨’으로 통했다. 벤치에서 동료를 붙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없이 풀어내는 독특한 성격 덕분이다. 때로는 선수들이 최원준의 수다를 듣다가 지쳐 ‘멍한’ 표정을 짓는 장면이 목격돼 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수다쟁이의 기질은 NC에서도 변하지 않아 새 동료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꽃을 피워가고 있다.

최원준은 “그라운드에선 선후배 모두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본다. 앞선 플레이를 놓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배우기도 하고, 선수단 전체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일부러 동료들에게 다가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신 선수들이 내 수다를 듣다가 지친 표정을 짓는 장면은 오해다. 나를 놀리려고 일부러 그런 장난을 친다”고 웃으며 말했다.

NC 최원준. 사진 NC 다이노스
최원준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전반기 성적대로라면 가치가 떨어질 뻔했지만, NC에서의 활약을 앞세워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질 조짐이다.

최원준은 “먼저 오해부터 풀고 싶다. KIA 시절 내가 상위 타선을 맡기 싫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나는 리드오프가 가장 좋다”면서 “일단 FA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NC가 포스트시즌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돕겠다. 지난해 KIA에서 통합우승을 하면서 정상의 의미를 다시 느꼈다. 지금은 가을야구에만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봉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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