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는 “강수 예보가 없어 상황 악화가 불가피해 20일부터 계량기 50%를 잠그는 제한급수에 들어간다”고 19일 밝혔다. 대상 지역은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전역으로 강릉 시내 대부분이다. 이 지역에서 생활하는 인구는 18만명에 이른다. 다만 주문진읍과 연곡면, 왕산면 지역은 제한급수 지역에서 제외됐다. 강릉시는 이번 제한 급수를 통해 약 40%의 절수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릉시가 제한급수를 시행하게 된 건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9일 현재 21.8%(평년 68.0%)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해당 저수율은 역대 최저치다.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자 강릉지역 상인들 사이에선 물 절약 캠페인이 확산하고 있다. 음식점과 카페 등에서 물 절약을 위해 수돗물 대신 생수를 사용하고 있다. 송정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학덕(62)씨는 “극심한 가뭄에 수돗물 사용을 조금이라 줄이려고 생수를 사서 쓰고 있다”며 “매일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생수가 10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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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용수 3일 급수 10일 단수
농업용수 상황도 심각하다. 현재 3일 급수, 7일 단수인 농업용수를 3일 급수, 10일 단수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오봉리 일대 농민들의 경우 밭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봉리 일대엔 74개 농가가 있다.
강릉시는 지금처럼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오는 28일 저수율이 1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저수율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계량기 75% 잠금으로 급수제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강릉의 누적 강수량은 386.9㎜로 평년 751.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9월까지 특별한 비 소식이 없다는 점이다.
김인열 한국농어촌공사 소장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이렇게까지 떨어진 건 처음 겪는 일”이라며 “농업용수 제한 급수를 확대 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릉시는 가뭄 해결을 위한 단기대책으로 왕산면 도마천 준설을 통해 담수율을 높이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남대천 대형관정 개발을 통해 하루 1만t 이상의 추가 용수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중장기 대책으로 연곡~홍제 송수관로 복선화 사업 등을 통해 하루 1만t 생활용수를 사근진ㆍ경포해변ㆍ시내 권역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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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극복 위해 모든 행정력 동원할 것"
오봉저수지 안에 있는 섬의 평탄화 공사를 통해 630만t의 저수량을 확보하고, 남대천 지하 저류 댐 설치, 공공하수처리수 재이용 사업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강릉지역은 생활, 농업, 관광 등 모든 분야에서 가뭄 피해를 겪고 있다. 공공 수영장 3곳은 지난달 14일부터 문을 닫았다. 시내 공중화장실은 주말에만 운영한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가뭄을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