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 캐나다 청년들이 취업난에 맞닥뜨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캐나다에서 청년 고용률이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의 청년 실업률은 15%다.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고용을 줄인 것이 청년 취업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1일 캐나다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5%로 올렸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규정에 적용되는 상품들은 이번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관세가 캐나다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만 트럼프발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이 고용을 줄였고, 이는 첫 직장을 구하는 이들에게 더 큰 타격을 주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경제가 무역전쟁에 비교적 잘 견디고 있지만 청년 고용 악화는 성장 둔화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전체 실업률도 연초 6.6%에서 6.9%로 상승했다. 6개월 이상 실업 상태인 구직자 비율은 1998년 이후 가장 높다.
캐나다 왕립은행(RBC)의 이코노미스트인 클레어 팬은 "우리가 여전히 겪고 있는 엄청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기업들이 신규 투자나 대규모 채용에 나설 의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고용 수요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불확실성"이라고 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 등 기업들이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대학 등을 졸업한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토론토에 있는 청년고용서비스의 팀 랭 대표는 "더 나은 분야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공학 졸업생들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며 "수백개의 일자리에 지원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한 많은 청년들에게서 더 큰 절망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토론토에 사는 고등학생 타라 알렉스-하마(15)는 마트와 맥도날드, 도서관 등 약 50곳에 지원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용돈을 벌고 대학 등록금을 모으고 싶었지만 이제 거의 포기 직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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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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