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보물선서 찾은 ‘수정’…“20대 때부터 원했던 악역, 원없이 했죠”

중앙일보

2025.08.19 08:30 2025.08.19 13:2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임수정 배우는 “극 중 배경인 1970년대를 고증하기 위해 분장, 의상팀과 스타일링에 신경썼다”고 전했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솔직하게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서인지, 양정숙을 응원하게 된다는 분들도 있더라. 작품이 운(運) 때를 잘 만난 것 같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수정(46) 배우는 이렇게 말했다. 임수정은 지난 13일, 마지막 회(11화) 공개를 마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에 흥백산업 회장의 배우자로,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양정숙 역할로 출연했다.

기자가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위와 같이 답하며 “악역이면서도 짠한 면모가 있고, 전략적인 것 같으면서도 빈틈이 많은 정숙을 시청자들이 귀엽게 봐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인’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신안 앞바다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생계형 촌뜨기들’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이야기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연재된 윤태호 작가의 웹툰 ‘파인’을 원작으로 했다. 류승룡, 양세종 등 주조연 배우들의 감칠나는 연기, 실감 나게 구현한 목포 사투리 등으로 호평 받았다. 디즈니플러스에 따르면 ‘파인’은 지난 12일 기준, 전 세계 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디즈니플러스 한국 콘텐트 종합 순위 25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파인’이 공개된 후 임수정 배우의 연기 변신이 화제가 됐다. 임수정은 극 중 목표인 ‘보물선 찾기’의 자금줄을 쥔 흥백산업 회장의 배우자 역할로 이전까지 선보인 적 없던 ‘악역’을 연기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이후 13년 만에 연기 합을 맞춘 류승룡 배우는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임수정씨가 양정숙을 연기했다고 했을 때 너무 기대됐다.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배역을 소화하기까지 고민도 많았다. 그는 “연기밖에 모르던 20대 때는 인터뷰 끝에 장르물이나 악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막상 그 기회가 오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며 “도전이 긍정적인 결과로 돌아올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래도 배역을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물러섬 없이 기회를 잡았다.”

원작 웹툰 속의 냉정한 양정숙과는 달리, 인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요소를 넣어 배역의 입체감을 살려냈다. 그는 “로맨스가 중심인 장르는 아니지만, 짧은 장면 안에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서툰 면모를 넣어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남편 역할로 나오는 장광 배우와의 합도 신경 썼다. “전략적 관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부부인데, 어떤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내가 맡은 배역 중 가장 자신에게 솔직한 인물이라 속이 시원했다”는 임수정은 “양정숙을 연기하는 내내 정말 재밌었다. 배우가 즐겨야 시청자들도 좋게 평가하는 것 같다. 거기서 인물의 설득력도 생기는구나 배웠다”고 말했다. ‘파인’에서 양정숙이 보물을 좇듯, 배우 임수정이 좇는 보물은 역시 배역이다. “앞으로는 양정숙보다 더 서늘한, 빈틈도 주지 않는 악역에 도전해보고 싶다. 좀 더 깊이 있는 멜로 장르도 해보고 싶다. 내가 좇는 욕망이다.”





최혜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