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메이드 인 판교 인공지능(AI)’보다 낫다고? 요즘 실리콘밸리산(産) 빅테크 AI, 한국 사정과 한국어에 빠삭하다. 소버린 AI(각국 독자적 AI)로 불리는 국산 AI가 아쉽지 않을 정도. 쇼핑, 블로그, 부동산, 지식인, 증권 등 AI 훈련에 필수인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베이스(DB)를 가진 네이버 입장에선 ‘우리 데이터를 가져다 쓴 것 아니냐’는 의심을 선뜻 거둘 수 없다. 하지만 심증은 있어도 물증은 없다. 그러자 네이버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 6월부터 모든 웹페이지에 AI의 크롤링(온라인상 데이터 수집)을 차단하는 코드를 적용한 것. 빅테크 AI가 자사 데이터를 긁어가는 길목을 전면 차단했다. 그런데 이런 갈등, 처음이 아니다. 구글, 오픈AI 등 빅테크는 오래 전부터 콘텐트 창작자와 크롤링 갈등을 벌여왔다. 네이버도 언론사 기사를 자사 AI 학습에 활용한 대가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AI 시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크롤링 전쟁’. 빅테크부터 네이버까지 모두 뛰어든 이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