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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라이벌' 무리뉴의 고백 “메시와 맞붙던 날들이 내 커리어를 만들었다”

OSEN

2025.08.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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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메시가 날 가장 성장시킨 선수였다". ‘스페셜 원’ 조제 무리뉴(62·페네르바체) 감독이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던진 축구의 신에서 찬사를 남겼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매체 ‘스포티넷’을 비롯해 다수의 해외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질의응답에서 "감독으로서 가장 큰 성장을 이끈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메시"라고 답했다.

놀랍게도 무리뉴 감독은 자신이 직접 지도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 시절 끊임없이 맞서야 했던 ‘영원한 숙적’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가리켜서 자신을 가장 성장시킨 선수라고 찬사를 보낸 것이다.

무리뉴 감독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하며 펩 과르디올라가 이끌던 ‘역대급’ 바르셀로나와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메시가 있었다. ‘엘 클라시코’라 불린 레알과 바르사의 맞대결은 단순한 라이벌 매치를 넘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빅매치였다.

메시는 무리뉴의 모든 전술적 상상력을 시험대에 올렸다. 최전방에서 골을 폭격하거나,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플레이메이킹을 펼치는 등 예측불허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무리뉴는 "그와 맞붙을 때마다 어떻게 그를 멈추게 할지 수없이 고민해야 했다. 그것이 내 전술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무리뉴의 레알은 2011-2012시즌 메시의 바르사를 따돌리고 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100점 우승’이라 불린 이 시즌에서 레알은 무려 121골을 터뜨리며 압도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 무리뉴의 실용적 전술과 카운터 어택은 메시의 천재성을 막아내기 위한 필사적 도전의 산물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레알 시절 호날두와 함께 ‘세계 최고의 공격수’를 두고 바르사의 메시와 맞붙었다. 호날두는 무리뉴 체제에서 자신의 전성기를 꽃피웠다. 그러나 무리뉴는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는 메시"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호날두와 메시의 비교가 아니었다.

무리뉴는 "감독은 결국 상대를 통해 성장한다. 메시를 상대하기 위해 새로운 전술을 고민하며 내가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메시가 역대 최고의 선수(GOAT)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나는 그런 논쟁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펠레, 에우제비오, 베켄바워 같은 전설들이 지금 시대에 뛰었다면 메시와 충분히 경쟁했을 것"이라며 "스포츠 과학과 환경이 변했기에 단순 비교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세월은 흘러 메시와 호날두는 유럽 무대를 떠나 각각 인터 마이애미와 알 나스르에서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반면 무리뉴는 여전히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페네르바체 사령탑에 오른 그는 터키 무대에 또 다른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네덜란드 강호 페예노르트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제 남은 상대는 포르투갈의 명문 벤피카. 20일 펼쳐지는 1차전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 무리뉴의 당면 과제다. 페네르바체가 벤피카를 제압하면 무려 1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

BARCELONA, SPAIN - NOVEMBER 24:  Lionel Messi (R) of FC Barcelona smiles backdropped by Inter Milan coach Jose Mourinho as prepares to watch from the sidelines due to an injury prior to the start of the UEFA Champions League group F match between FC Barcelona and Inter Milan at the Camp Nou Stadium on November 24, 2009 in Barcelona, Spain.  (Photo by Jasper Juinen/Getty Images)

BARCELONA, SPAIN - NOVEMBER 24: Lionel Messi (R) of FC Barcelona smiles backdropped by Inter Milan coach Jose Mourinho as prepares to watch from the sidelines due to an injury prior to the start of the UEFA Champions League group F match between FC Barcelona and Inter Milan at the Camp Nou Stadium on November 24, 2009 in Barcelona, Spain. (Photo by Jasper Juinen/Getty Images)


무리뉴는 인터뷰 말미에 "메시는 내가 직접 지휘하지 못한 선수 중 가장 아쉬운 이름"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보좌 코치로 일할 당시 메시가 막 1군에 데뷔하던 시기였지만, 끝내 함께하지는 못했다. 대신 그는 평생 메시를 상대하며 자신의 전술적 한계를 시험받았다.

결국 무리뉴의 커리어에 메시란 이름은 단순한 상대 이상의 존재다. ‘메시를 막기 위해 고민하던 날들’이 지금의 무리뉴를 만들었다는 찬사가 그간의 맞대결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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