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왕중왕을 가리는 투어 챔피언십이 22일(한국시간) 미국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 골프장(파70·7440야드)에서 개막한다. 플레이오프 마지막 3차전이자 대상 성격의 페덱스컵 챔피언을 가리는 왕중왕전이다. PGA 투어는 9월부터 가을 시리즈를 열지만, 정상급 선수들은 대개 출전하지 않아 투어 챔피언십이 실질적인 최종전의 지위를 갖는다.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30명만 나설 수 있는 투어 챔피언십은 지난해까지 타수 차등제를 뒀다. 순위별로 시작 타수를 다르게 해 포인트가 많은 선수가 유리하도록 했다. 지난해 전체 1위였던 스코티 셰플러(29)가 10언더파로 출발했고, 2위 잰더 쇼플리(32·이상 미국)는 8언더파, 3위 마쓰야마 히데키(33·일본)가 7언더파로 티오프했다. 30위 저스틴 토마스(32·미국)는 이븐파로 출발해 셰플러와 10타 차이가 났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30명 전원이 이븐파에서 출발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하위권 선수에게도 우승 가능성을 주기 위해서다. 올 시즌 페덱스컵 포인트 2위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는 “타수 차등제가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 시즌 내내 잘한 선수가 약간의 이점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올해 크게 활약하지 못한 선수가 마지막 무대에서 큰 상금을 노리게 됐다. 또, 올 시즌을 훌륭하게 보낸 선수도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제도 개선을 반겼다.
투어 챔피언십의 우승 상금은 1000만달러(약 140억원), 준우승 상금은 500만달러(70억원)다. 최하위인 30위를 해도 35만5000달러(5억원)를 받는다. 상금의 차원이 다른 왕중왕전답게 선수들의 우승 의지도 남다르다. 올해 투어 챔피언십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는 역시 셰플러가 꼽힌다. 올 시즌 5승을 앞세워 페덱스컵 포인트 1위를 내달린 셰플러는 사상 최초로 이 대회 2년 연속 정상을 노린다. 앞선 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에서도 공동 3위와 우승을 기록해 흐름도 좋다.
셰플러의 최대 경쟁자는 매킬로이다. 2007년 창설한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만 3차례 달성한 전통의 강자다. 만약 매킬로이가 셰플러를 제치고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다면 동료들의 표심으로 결정되는 올해의 선수상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셰플러와 매킬로이는 22일 오전 3시 1번 홀(파4)에서 함께 출발한다.
한국에선 임성재(27)가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 초청장을 받았다. 통산 2승의 임성재는 최근 4년간 우승이 없지만, 투어 챔피언십에는 7년 연속 출전하고 있다. 특히 매년 목표를 최종전 참가로 밝힐 만큼 애정을 갖는 무대이기도 하다. 2022년 이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인 공동 준우승을 기록하고, 지난해에도 7위로 선전했던 임성재는 “투어 챔피언십 출전 자체만으로도 한 시즌을 잘 보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올해까지 7년 연속 나가게 돼 뿌듯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