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정체불명' 中기업, 나우루에 9천억원 투자…호주, 조사 착수

연합뉴스

2025.08.19 21:2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나우루 정부, 투자 유치 발표…호주-나우루 안보조약 위반 가능성
'정체불명' 中기업, 나우루에 9천억원 투자…호주, 조사 착수
나우루 정부, 투자 유치 발표…호주-나우루 안보조약 위반 가능성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호주와 안보조약을 맺은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가 중국의 '정체불명'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호주 정부가 조약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호주 공영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주 나우루 정부는 '중국농촌진흥개발공사'(CRRDC)라는 중국 기업과 약 10억 호주달러(약 9천억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 협정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 기업은 나우루의 농업·어업 등 핵심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나우루 정부는 이 기업이 우선 1단계로 농업, 어업·해양 인프라, 재생에너지, 인산염 산업, 수자원·환경 시스템, 생태 관광, 친환경 교통 시스템 등 주요 분야 개발에 초점을 맞춰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전날 패트 콘로이 호주 태평양도서국 담당 장관은 이 협정이 지난해 호주와 나우루가 체결한 안보 조약을 위반하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나우루 정부에 이번 투자 협정의 자세한 내용을 요구했다.
콘로이 장관은 호주가 중국 등 외국의 태평양 지역 투자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우리가 분명히 밝힌 것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의 견해, 즉 (이 지역) 안보는 PIF 회원국들이 제공해야 한다는 정상들의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PIF 회원국은 태평양 섬나라들과 호주·뉴질랜드 등 18개국이며, 중국은 회원국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호주는 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나우루와 강력한 안보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에 따라 호주는 나우루의 안보·금융·통신 분야에 1억 호주달러(약 900억원)를 지원하고 경찰력 강화를 돕기로 했다.
또 나우루는 안보·국방·치안, 항구·공항 등 교통 인프라, 은행 분야와 관련해 제3국과 협정을 체결하기 전에 호주와 협의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협정은 투자 규모와 투자 주체 등 여러 면에서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우선 인구 1만2천여명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인 나우루에 10억 호주달러라는 투자 규모는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전문가들로부터 나온다.
그레임 스미스 호주국립대 교수는 나우루의 경제 규모가 그런 투자를 감당할 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나우루가 10억 호주달러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ABC에 밝혔다.
스미스 교수는 또 공문서 어디에도 협정 당사자인 중국농촌진흥개발공사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ABC도 중국 기업검색 플랫폼에서 이 회사를 검색했지만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았으며, 이 회사의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 계정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진형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