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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말고 메시!” 무리뉴, 충격 고백에 레알 팬 뒤집혔다

OSEN

2025.08.2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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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스페셜 원’ 조제 무리뉴(62·페네르바체) 감독이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진심 어린 고백을 남겼다.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게 찬사를 보낸 것이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매체 ‘스포티넷’을 비롯한 해외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 기자들의 질문 중 "감독으로서 가장 큰 성장을 이끈 선수가 누구냐"는 물음이 나오자, 그는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메시"라고 답했다. 놀라운 대목이었다.

왜냐하면 무리뉴가 직접 지도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아닌, 레알 마드리드 시절 끊임없이 맞서야 했던 영원한 숙적 메시를 가리켰기 때문이다.

무리뉴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하며 펩 과르디올라의 ‘역대급’ 바르셀로나와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메시가 있었다. ‘엘 클라시코’로 불린 레알과 바르사의 맞대결은 단순한 라이벌전을 넘어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을 붙잡는 초대형 이벤트였다. 메시의 존재감은 그 모든 전술의 중심에 있었다.

메시는 무리뉴에게 끊임없이 시험을 안겼다. 최전방에서 결정적 골을 폭격하다가도,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흐름을 조율하는 등 예측 불가의 움직임을 선보였다. 무리뉴는 "그와 맞붙을 때마다 어떻게 멈추게 할지 수없이 고민했다. 그 시간이 내 전술적 성장을 이끌어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무리뉴의 레알은 2011-2012시즌 메시의 바르사를 따돌리고 라리가 정상에 올랐다. 이른바 ‘100점 우승’이라 불린 시즌이었다. 레알은 무려 121골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득점을 세웠다. 그 폭발적인 공격력과 실용적 전술, 그리고 치명적인 카운터 어택은 모두 메시를 막아내기 위한 필사적 도전의 산물이었다.

무리뉴 체제에서 호날두는 자신의 전성기를 꽃피웠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자리를 두고 메시와 경쟁하며 매 경기마다 팬들에게 전율을 안겼다. 그러나 무리뉴는 단호했다.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메시였다." 이는 단순히 호날두와 메시를 비교하려는 말이 아니었다. 감독으로서 자신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새로운 전술을 고민하게 만든 존재가 메시였다는 고백이었다.

무리뉴는 "감독은 결국 상대를 통해 성장한다. 메시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하면서 내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메시가 역대 최고의 선수(GOAT)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나는 그런 논쟁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펠레, 에우제비오, 베켄바워 같은 전설들이 지금 시대에서 뛴다면 메시와 충분히 경쟁했을 것이다. 스포츠 과학과 환경이 변했기에 단순 비교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세월은 흘렀다. 메시와 호날두는 유럽 무대를 떠나 각각 인터 마이애미와 알 나스르에서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무리뉴는 여전히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페네르바체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터키 무대에서 또 다른 야망을 불태우는 중이다.

페네르바체는 네덜란드 강호 페예노르트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상대는 포르투갈의 명문 벤피카. 오는 20일 열리는 1차전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 무리뉴의 당면 과제다. 만약 벤피카를 제압한다면 페네르바체는 무려 1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

인터뷰 말미에서 무리뉴는 또 하나의 아쉬움을 내비쳤다. "메시는 내가 직접 지도하지 못한 선수 중 가장 아쉬운 이름"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코치로 일하던 시절 막 1군에 데뷔하던 메시를 눈앞에서 보았지만, 끝내 함께하지는 못했다. 대신 평생 그를 상대하며 자신의 전술적 한계를 시험받았다.

결국 무리뉴의 커리어에서 메시라는 이름은 단순한 상대를 넘어선다. "메시를 막기 위해 고민하던 날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찬사는, 그간의 치열했던 맞대결이 어떤 의미였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메시 덕분에 성장했고, 메시를 통해 자신의 전술 철학을 완성한 무리뉴. 그것이 바로 축구 역사에 남을 또 하나의 서사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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