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토트넘이 ‘레전드’ 손흥민에게도 주지 않던 대우를 크리스티안 로메로(27)에게 안겼다. 명분은 ‘안정’과 ‘리더십’, 속내는 손흥민 공백을 메울 유일한 카드라는 계산이었다.
19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토트넘과 로메로의 새로운 계약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2027년까지 묶여 있던 계약을 파격적으로 연장한 것. 무려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5000만 원)라는 구단 최고 대우를 보장했다는 것이다. 손흥민의 19만 파운드 기록마저 뛰어넘는 조건이다.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마지막으로 ‘레전드 예우’를 안긴 건 2021년 재계약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팀 내 2위 수준의 대우를 받았고, 팬들과 구단 모두 인정하는 ‘토트넘의 얼굴’이었다. 그러나 정작 ‘케인급’ 조건은 끝내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떠나보낸 뒤, 남은 선수단 리더십 공백을 로메로에게 채워야 했다. 주장 완장을 넘기며 동시에 최고 연봉 타이틀까지 안긴 것은 단순한 잔류 협상 그 이상이었다.
‘로메로 시대’를 공식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손흥민의 2021년 재계약 이후 가장 중요한 딜”이라며 “토트넘은 더 이상 리더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케인에 이어 손흥민까지 떠난 지금, 로메로가 유일한 구심점”이라고 해석했다.
잔류의 또 다른 이유는 국가대표팀이다. 남미 축구 전문가 팀 비커리는 “로메로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수비 리더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미 코파 아메리카와 월드컵 우승을 경험했지만, 오타멘디 이후 대체자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로메로는 대표팀에서도 절대적인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
이번 재계약으로 20만 파운드를 찍은 상황. 토트넘에서 주급 20만 파운드를 넘어선 선수는 케인과 로메로 단 두 명이다. 케인은 2018년 재계약 당시 이 기록을 세웠지만, 손흥민은 끝내 이 라인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 로메로가 ‘넘사벽’ 대우를 받으면서 토트넘의 두 번째 주급 20만 파운드를 찍었다. 손흥민에게도 주지 않은 연봉을 로메로에게 안겼다는 것이 토트넘의 대우 차이를 증명하는 것.
영국 ‘스퍼스웹’은 “로메로는 이제 토트넘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최고 연봉자라는 타이틀까지 챙겼다”며 “단순히 남은 게 아니라, 구단의 미래를 통째로 맡은 셈”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이번 계약은 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손흥민을 ‘레전드’로 존중했던 토트넘은, 그보다 더 과감한 투자를 로메로에게 안겼다. 이는 단순히 구단의 선택이 아니라, 앞으로 최소 4년간 토트넘의 무게 중심이 수비에서, 그리고 로메로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다.
이제 구단은 명확히 선언했다. 케인과 손흥민의 시대가 끝난 자리에, ‘로메로의 시대’가 시작됐다. 감히 손흥민조차 누리지 못한 대우가 로메로의 손에 들어왔다. 그 상징성은 무겁고, 기대치는 더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