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노동부 노동기금운용국(BLF)이 위탁운용사에 자금 운용 시 홍콩 기관을 이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21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노동기금운용국이 작년부터 위탁운용사에 홍콩 법인과 계약하지 말라고 구두로 요청했다고 전했다.
노동기금운용국은 또한 지난해 9월 부동산 관련 주식 투자를 위해 16억달러(약 2조2천억원) 규모 자산을 운용할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면서 홍콩을 신중하게 투자해야 할 지역을 뜻하는 '민감 관할권'으로 지정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노동기금운용국은 노동 연금 및 퇴직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노동부가 관리하는 6개 기금 운용을 담당하는 노동부 산하 기관이다. 약 2천352억달러(약 329조원)를 운용하며 일부 자산은 글로벌 자산운용사 등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 운용한다.
블룸버그는 노동기금운용국이 그동안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와 금융 위험 등을 이유로 중국 투자와 관련해 위탁운용사들을 주의시킨 적은 있지만 홍콩 투자와 관련해 이러한 입장을 취한 것은 이전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노동기금운용국은 2023년 9월 홍콩 자산운용사 노던트러스트를 글로벌 패시브 투자를 위한 위탁운용사로 선정하는 등 2년 전까지만 해도 홍콩 법인에 자산을 위탁 운용해왔다.
블룸버그는 홍콩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체제를 유지한다면서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등 '중국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노동기금운용국이 방침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집권 민진당원들에게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여행 시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5월에는 대만의 본토 담당기구인 대륙위원회(MAC)가 공무원들의 중국·홍콩·마카오 방문 시 사전심사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홍콩도 지난 6월 대만·홍콩·신장·티베트의 스파이나 게릴라 캐릭터를 선택해 '공산주의 정권' 전복을 목적으로 싸우는 내용의 대만 모바일 게임 '역통일전선(逆統戰):본파이어'를 금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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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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