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서비스 맞춤형 물류망 구축 통관·배송·고객 CS·마케팅 전담 역대 최대 규모 브랜드 기획전도
쿠팡이 올해 2분기 11조9763억원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대만 로켓배송 서비스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과 유사한 시장성을 가진 대만에서의 실적 성장세가 뚜렷해지면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이에 업계에서는 쿠팡의 글로벌 물류망을 타고 국내 중소상공인들의 대만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11조97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093억원에 달한다. 특히 대만·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이 1조67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 성장하면서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달성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2022년 4분기 대만에 진출한 쿠팡의 해당 분기 성장사업 매출은 1806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년 반 만에 9배 이상 성장하며 현지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 궤적을 그리고 있다. 이에 쿠팡은 성장사업의 연간 조정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를 당초 예상한 1조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3000억원 늘리는 것이다. 추가된 투자금은 대만에서 물류망을 확충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쿠팡은 한국에서 쓴 성공 모델이 대만에서도 통할 것으로 보고 전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대만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대만의 1위 토종 이커머스였던 ‘모모’가 올 2분기 역성장했다”며 “대만 현지에서는 쿠팡이 빠르게 확장해 2028년에는 시장 선두 자리를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대만에서 월 약 2600원의 멤버십 비용으로 무료 로켓배송과 무제한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현지에서 서비스를 위해 구축한 물류망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대만 수출을 가속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대만 쿠팡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70%(2023년 기준)가 국내 중소상공인 상품이다.
쿠팡은 단순히 판매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통관·배송·고객CS·마케팅까지 전담해 중소상공인이 제품 개발과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수출 초보기업도 박람회나 글로벌 유통망 없이 현지 시장에 진입하며 초기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쿠팡은 현재 대만 타오위안시 구이산구에 AI 기반 자동화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신베이시·가오슝·타이중 등 인구 밀집 지역 중심으로 배송캠프와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직고용 배송 인력 ‘쿠팡프렌즈’를 운영, 빠르고 안정적인 익일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쿠팡이 대만에서 구축한 로켓배송 시스템은 K브랜드 수출 활성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대만으로의 중소기업 수출은 15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했으며, 특히 화장품(42.8%), 전자기기(32.3%) 부문에서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현재 쿠팡을 통한 대만 수출 중소기업 수는 1만2000여곳에 달하며, K뷰티와 K푸드 제품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성남의 젤네일 제조업체 ‘바르고코스메틱’ 황서윤 대표는 “쿠팡을 통해 대만에서만 지난해 30만 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했고, 올해는 40만 개 돌파가 예상된다”며 “수출 비용 절감과 별도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도 추가 진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쿠팡 PB상품 ‘곰곰 육수’를 생산하는 ‘놀이터컴퍼니’는 쿠팡을 통해 대만 시장에 진입한 이후 생산직 인력을 5명 증원하고 본사 규모를 150평 확장했다. 회사 측은 “쿠팡이 수출길을 열어준 덕분에 콤부차, 곤약젤리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현지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쿠팡은 대만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K-중기 브랜드 기획전을 현지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경기침체와 내수부진 등 어려움 속에 수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들의 판로를 현지에서 확대하고, 품질이 우수한 K-브랜드 중소기업 상품을 대만 현지 고객들에게 널리 알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쿠팡은 이번 기획전을 시작으로 정기적으로 대만 현지에서 K중소기업의 매출 증가를 지원하는 기획전을 개최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로켓배송 모델이 대만에서 유효함이 입증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추가 고정비 투자 없이 수출 기회를 얻는 구조는 매우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쿠팡의 성장 전략은 자체 수익성뿐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