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알렉산더 이삭(26)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갈등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일단 뉴캐슬은 절대 그를 순순히 떠나보낼 생각이 없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21일(한국시간) "이삭 사건은 화요일 또 다른 반전에 휩싸였다. 그는 구단의 이적 거부에 대한 불만을 담은 충격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자 뉴캐슬은 이삭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으며 올여름 이적을 예상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뉴캐슬은 그를 팔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라고 보도했다.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이삭과 뉴캐슬의 이적 사가다. 1999년생 이삭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육각형 공격수다. 자국 AIK 포트볼에서 데뷔한 그는 도르트문트, 빌럼 II, 레알 소시에다드를 거쳐 2022년 여름 뉴캐슬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이적료는 6000만 파운드(약 1107억 원)에 달했다.
이삭의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은 다소 아쉬웠지만, 이는 적응기에 불과했다. 그는 2023-2024시즌 40경기에서 25골을 터트리며 재능을 입증했고, 지난 시즌에도 42경기에서 27골을 넣으며 정상급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뛰어난 운동 능력과 연계 능력, 영리한 움직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결정력까지 갖춘 이삭. 게다가 그는 192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양발을 활용한 드리블 실력까지 자랑하기에 큰 단점이 없는 완성형 공격수로 꼽히고 있다.
[사진]OSEN DB.
문제는 올여름 이삭이 뉴캐슬과 관계에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것. 그는 리버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리버풀은 이미 올여름 플로리안 비르츠, 위고 에키티케, 밀로스 케르케스, 제레미 프림퐁, 지오르지 마마르다슈빌리, 아민 페치 등을 영입하며 2억 6500만 파운드(약 4891억 원) 넘게 지출했고, 여기에 이삭과 마크 게히까지 추가하려 하고 있다.
이삭도 리버풀행을 열망하고 있다. 그는 이미 2031년까지 계약에 대해 구두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진행 중인 한국 투어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뉴캐슬 구단은 이삭이 경미한 허벅지 부상으로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스쿼드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지만, 리버풀 이적 때문에 빠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리버풀은 뉴캐슬에 공식 제안을 보내기도 했다. 이삭의 몸값으로 기본 금액 1억 1000만 파운드(약 2070억 원)에 1000만 파운드(약 188억 원) 이하의 보너스를 제시한 것. 하지만 뉴캐슬의 대답은 'NO'였다. 영국 'BBC'는 "뉴캐슬은 스웨덴 국가대표 공격수 이삭의 몸값을 약 1억 5000만 파운드(약 2823억 원)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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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삭은 무조건 리버풀로 이적하겠다며 떼를 쓰고 있다. '텔레그래프'와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에이전트를 통해 다시는 뉴캐슬을 위해 뛰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당연히 뉴캐슬도 강경 대응을 펼치고 있다. 계약 기간이 3년 남아있는 이삭을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다고 선언한 것. 에디 하우 감독도 "어떤 선수도 형편없는 행동을 한 뒤 평소처럼 다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할 수는 없다. 그럴 자격은 스스로 얻어야 한다"라고 이삭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뉴캐슬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니키 버트도 이삭의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뉴캐슬이 이삭을 내보내버리면 좋겠다. 뉴캐슬은 이삭이 지금처럼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줬고, 그와 그의 가족의 삶을 바꿔놨다. 이삭의 행동은 정말 구역질 난다"라며 "이번 일은 너무 심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구단에 가서 이삭의 잔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한다. 그는 선수단을 망치고 있다. 너무 이기적"이라고 맹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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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은 꿋꿋이 이적을 외치고 있다. 심지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캐슬이 약속을 어겼다고 공식 성명을 내기도 했다. 최근 PFA(선수협회)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팀 시상식에 불참한 그는 "현실은 분명하다. 약속이 있었고, 구단은 오랫동안 내 입장을 알고 있었다"라며 "약속이 깨지고 신뢰가 깨졌을 때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 지금 내 상황이 바로 그렇다"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뉴캐슬의 설명은 다르다. 뉴캐슬 구단도 3시간 30분 후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매우 유감스럽다. 이삭은 계약 기간이 남아있으며 구단 관계자로부터 올여름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어떠한 약속도 받은 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라며 "이번 여름 이삭의 매각 조건은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충족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못 박았다.
이적시장 마감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 이대로 갈등을 풀지 못한다면 이삭으로서도 뉴캐슬로서도 최악의 결과다. 뉴캐슬은 여전히 '뉴캐슬 가족과' 화해가 가능하다며 문을 열어뒀지만, 이삭이 다시 뛴다고 해도 라커룸 동료들과 팬들이 그를 반겨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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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확실한 건 뉴캐슬은 올여름 이삭을 판매할 생각이 없다는 점. 디 애슬레틱은 "뉴캐슬은 이삭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화요일 이삭의 발언으로 그들의 입장은 더욱 강경해졌다"라며 "구단 고위 관계자들은 크게 분노했다. 게다가 앤서니 고든과 산드로 토날리, 티노 리브라멘토 등 다른 스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협박'에 못 이겨 선수를 팔지 않겠다고 주장했다"라고 짚었다.
실제로 뉴캐슬 선수들도 이삭에게 점차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고든과 댄 번은 아스톤 빌라와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마친 뒤 '팀 정신'과 '단결'을 강조했고, 주장 브루노 기마랑이스는 이삭의 성명문이 나온 몇 분 뒤 뉴캐슬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충성심을 드러냈다.
이삭은 빌라전에도 결장했던 만큼 뉴캐슬 내부 징계가 예상된다. 선수 커리어에도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 이삭. 스포츠 전문 변호사 지브릴 트램부는 디 애슬레틱을 통해 "이삭은 그냥 떠날 수 없다. 계약이 체결된 상태"라며 "만약 그가 뛰지 않겠다고 말하면 기술적으로 계약 위반이다. 뉴캐슬이 원한다면 강제 집행이 가능하다. 뉴캐슬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 그들은 이삭의 이적을 막을 수 있고, 계약 해지 사유는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