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도와 관계개선 속 파키스탄 달래기…"가장 굳건한 후원자"
경제회랑·과다르항 등 양국 협력사업 논의…인도·파키스탄, 5월에도 무력 충돌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이 미국의 일방주의 관세정책에 맞서 인도와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인도와 앙숙 관계인 우방국 파키스탄 달래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파키스탄을 방문 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전날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총리 등과 만나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왕 주임은 자르다리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양국 우의는 견고해서 깰 수 없고 반석같이 튼튼하다"면서 "중국은 시종 양국 관계를 주변외교의 우선 방향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파키스탄이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 민족 존엄을 지키는 것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면서 "파키스탄과 함께 노력해 양국 '경제회랑 2.0 업그레이드판'을 만들고 새로운 시대에 더욱 밀접한 양국 운명공동체를 구축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샤리프 총리를 만나서는 "양국 관계는 비할 데가 없다"면서 "국제 형세가 어떻게 변하든 양국의 전통적 우의는 흔들릴 수 없고 견고해서 깰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마음으로 사귀는 진정한 친구"라면서 "중국은 시종 파키스탄의 가장 믿을만한 동반자이자 가장 견고한 후원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농업·공업·광업 등 3대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과다르항을 비롯해 산업단지·첨단기술 등에서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외교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남아시아의 거대한 발전 잠재력을 깊이 느낀다"면서 "21세기는 아시아, 나아가 남아시아가 발전·진흥을 가속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측 인사들도 중국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강력히 밝혔다.
자르다리 대통령은 "형세가 어떻게 바뀌든 파키스탄은 중국을 완전히 신임하며 끄떡 없이 중국의 편에 함께 설 것"이라면서 "양국 경제회랑 및 과다르항 등 협력사업의 새로운 진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샤리프 총리는 "양국 우의는 유일무이하다"고 했고,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은 "중국과의 우호는 파키스탄 대외정책의 초석"이라면서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왕 주임은 18∼20일 인도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아프가니스탄을 거쳐 파키스탄을 방문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여러 차례 전쟁까지 치른 오랜 '앙숙'이다.
올해도 지난 4월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로 인도인 관광객 등 26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5월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며 충돌한 바 있다. 당시 파키스탄이 쓴 무기의 상당 부분은 중국산이었다.
중국 역시 인도와 2020년에는 국경 분쟁지역에서 유혈 충돌을 겪었고 그동안 중국·파키스탄이 '공동의 적' 인도에 맞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인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 직면하면서 중국·인도가 관계 개선을 모색했고, 왕 주임의 이번 방중 기간 중국·인도는 '세계 다극화 추진'에 뜻을 같이하고 교류·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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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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