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前대통령에 사형 구형…"반역·전쟁범죄"
동부 일대 장악 반군 지원 혐의 등으로 7월부터 궐석재판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망명 중인 조셉 카빌라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됐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콩고 군검찰은 전날 군사법원 법정에서 반역죄와 전쟁범죄 혐의 등으로 궐석재판을 받고 있는 카빌라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민주콩고 정부는 카빌라 전 대통령이 올해 동부 지역에서 주요 두 도시를 점령한 투치족 반군 M23을 지원하고 반란을 모의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민주콩고 상원은 앞선 5월 22일 그에 대한 면책특권 해제를 의결했고, 그는 반역,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반란 가담 등의 혐의로 지난 7월 기소됐다.
2001년 초 부친인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이 암살된 뒤 대통령직을 승계한 카빌라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 논란 속에 2006년과 2011년 대선에서 승리, 대통령직을 3번 연임했다. 그의 헌법상 임기는 2016년 12월 끝났으나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았고, 재정과 치안 문제 등을 이유로 선거를 미루며 집권을 2년여 연장했다.
2018년 12월 대선에서 정권 교체에 성공한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은 2019년 1월 취임 이후 카빌라 전 대통령을 포용하며 협치를 시도했다. 그러나 둘의 관계가 악화했고 카빌라 전 대통령은 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망명했다.
카빌라 전 대통령은 지난 4월과 5월 평화 구축 노력을 돕겠다며 반군이 장악한 동부 북키부주 주도 고마를 방문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행방이 묘연하다.
그가 이끄는 재건민주국민당(PPRD) 사무차장 페르디난드 캄베레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면책특권 해제와 후속 재판이 카빌라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했다.
코발트와 구리, 콜탄 등 전략 광물이 풍부한 민주콩고 동부지역은 투치족 반군 M23을 비롯한 100여개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30년 넘게 분쟁에 시달려왔다. 특히 M23은 지난 1월 대규모 공세를 퍼부어 동부 최대 도시인 북키부주 주도 고마를 장악하고 곧이어 남키부주 주도 부카부도 점령했다.
민주콩고는 M23의 배후로 르완다를 지목하고 유엔과 서방 국가 등 국제사회도 이에 동의하지만 르완다는 부인한다. 민주콩고 정부는 지난 6월 말 미국과 카타르의 중재로 르완다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M23과도 휴전했으나 분쟁의 종식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민주콩고 정부와 M23은 서로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지난 18일까지 체결하기로 합의한 평화 협정도 체결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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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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