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21일(한국시간) 라베시의 최근 인터뷰를 전하며 “그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 불만이 아니라, 중국 축구가 가진 구조적 한계를 다시 드러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베시는 2007-2008 시즌 SSC 나폴리에서 전성기를 누리며 ‘테크니션 윙어’로 이름을 떨쳤다. 이후 PSG로 이적해 일정 성과를 거뒀으나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리며 커리어 후반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바로 거액을 앞세워 해외 스타들을 쓸어 모으던 중국 슈퍼리그였다.
2016년 허베이 화샤 싱푸 유니폼을 입은 라베시는 당시 아르헨티나 대표팀 51경기 출전 경력을 앞세워 현지의 주목을 받았다. 4시즌 동안 기복은 있었지만 공식전 35골 26도움을 기록하며 최소한의 성적은 남겼다. 그러나 그의 회상은 냉정했다.
라베시는 “중국에서 뛴 건 돈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 축구적으로 만족스러운 경험은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 3명 말고는 믿을 만한 동료가 없었다. 결국 모든 공이 우리에게 몰렸고, 다른 선수들은 그림자에 불과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소후 역시 이를 인정했다. 매체는 “라베시의 지적은 사실이었다. 중국 슈퍼리그는 외국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외국인 발끝에만 공이 머물고, 현지 선수들은 경기 속에서 단순 조연으로 전락한다. 이 불균형은 결국 리그의 질적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꼬집었다.
이는 단순히 허베이의 문제가 아니었다. 과거 카를로스 테베스, 오스카, 헐크 등도 중국 생활을 돌아보며 “돈 외엔 아무 의미가 없었다”는 뼈아픈 평가를 남겼다. 한때 수천만 달러를 쏟아붓던 ‘슈퍼리그 붐’은 끝내 허상으로 드러났고, 리그는 지금도 회복 불능의 위기를 겪고 있다.
라베시의 고백은 그래서 더 뼈아프다. 그는 은퇴 후 몇 년이 지났음에도 중국 무대를 “정말 힘들고 끔찍한 경험”으로 규정했다. 돈으로 스타를 사 모았지만, 토종 선수들의 수준은 제자리였고 결국 리그 전체는 외국인 의존이라는 덫에 갇혀 발전은 멈춰섰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여전히 월드컵 본선 무대를 ‘꿈’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내부 스타조차 키우지 못하고 외국인 임기응변에만 기대는 한, 라베시의 직격탄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돈은 있었지만, 축구는 없었다”는 그의 한마디가 중국 축구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