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또 노인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63) 부임설에 대해 중국 현지 팬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중국 매체 ‘소후’는 21일(한국시간) “중국축구협회(CFA)가 오소리오 감독에게 진심 어린 제안을 보냈다.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오는 9월 최종 발표가 가능하다”라고 보도했다. 마치 곧 성사될 듯 호들갑을 떨었다.
콜롬비아 유명 매체 ‘윈 스포츠’의 기자 마리아노 올센도 비슷한 보도를 내놨다. 소후는 이를 받아 “중국 축구의 미래에 약간의 기대를 더했다”고 치켜세웠다.
CFA는 지난 6월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과 결별한 뒤 새 사령탑을 찾고 있다.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무너진 결과, 중국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6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이어갔다. 국민적 분노가 들끓자 협회는 빠르게 대안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오소리오의 이름이 다시 튀어나온 것이다.
오소리오는 나름 ‘검증된 지도자’다. 브라질, 미국, 콜롬비아 리그를 거치며 커리어를 쌓았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멕시코를 이끌고 독일과 한국을 잡아내며 16강 진출을 이뤘다.
한국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아직도 뼈아픈 이름이다. 당시 손흥민이 독일전에서 눈물의 원더골을 터뜨렸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전 패배 때문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비극을 맛봤다.
중국 매체는 “오소리오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잘 지도하고, 세대 교체가 필요한 중국 축구와 잘 맞는다”고 추켜세우고 있다. 실제로 멕시코 리그에서 키운 유망주 모라는 현재 빅클럽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장밋빛 기대를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오소리오는 이달 초 인터뷰에서 “현재 휴가 중이다. 멕시코나 콜롬비아 대표팀을 목표로 삼고 싶다. 책을 쓰고 충전하며 흥미로운 제안을 기다리겠다”라며 중국행에 부정적 뉘앙스를 풍겼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관심 없다”던 감독이 갑자기 중국 대표팀 감독으로 낙점 직전이라는 보도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현지 팬들 역시 기대보다 불만이 앞선다. 소후 기사 댓글에는 “또 나이 많은 감독을 데려오나”, “라틴 출신 지도자를 몇 번이나 데려왔는데 달라진 게 있나”, “20년째 똑같은 시나리오다”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중국 축구협회가 수십 차례 ‘이름값 있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지만, 성과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그동안 리피, 히딩크, 클린스만, 칸나바로, 벤투 등 숱한 이름을 하마평에 올려왔다. 어떤 경우는 협상 완료 직전까지 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오소리오 카드 역시 ‘희망 고문’에 불과하다는 냉소가 나오는 이유다.
소후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세부사항만 조율하면 11월 베트남과 평가전에서 오소리오의 데뷔전을 볼 수 있다”고 부풀렸다. 하지만 콜롬비아와 멕시코 클럽들도 오소리오를 노리고 있어 상황은 유동적이다. 연봉 약 120만 유로(19억 원)도 걸림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