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테면 쳐봐라!” 군 특등사수 김녹원, 한화·롯데 연파한 조류 사냥꾼 [오!쎈 창원]
OSEN
2025.08.23 14:28
[OSEN=창원, 손찬익 기자] “'칠 테면 쳐보라'는 마음으로 던졌다".
육군 특등사수 출신 김녹원이 진짜 ‘조류 사냥꾼’으로 거듭났다. 데뷔 첫 승을 신고한 한화 이글스전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까지 잡아내며 NC 다이노스를 4위로 이끌었다.
육군 모 사단 현역 시절 기관총·소총 특등 사수로 이름을 날린 김녹원은 17일 한화를 상대로 5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그리고 23일 창원 롯데전에서도 5회까지 1점만 내주며 짠물 투구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흥미로운 건 김녹원이 이길 때마다 NC 순위가 한 계단씩 올라갔다는 사실. 가히 ‘복덩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23일 경기를 앞두고 “김녹원이 데뷔 첫 승을 거두고 나서 부담감을 덜어냈을 거다.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한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밝힌 이호준 감독은 “김녹원이 선발 투수로서 우리가 기대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흐뭇한 반응을 보였다.
경기 후 만난 김녹원은 “상대가 연패 중이라 신경 쓰이는 부분도 있었지만, 마운드에 올라 내가 해야 할 것만 하자는 각오였다”며 “첫 승 이후 부담이 줄어 조금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웃었다.
위기 상황에서도 배짱 피칭은 빛났다. “조급하지 않으려 했다. 칠 테면 쳐보라는 마음으로 던졌다. 든든한 수비진이 뒤에 있으니 마음 편히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온 것도 힘이 됐다. 김녹원은 “군대 가기 전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이곳에 오길 바랐다. 지금도 제 자리를 지키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나도 팀도 더 강해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승리를 지켜준 불펜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녹원은 “(손)주환이 형, (배)재환이 형, (김)진호 형, (류)진욱이 형이 잘 막아주셨다. 앞으로 내가 긴 이닝을 책임져 형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녹원의 두 번째 승리로 NC는 단숨에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는 “한화전 승리 때 5위가 됐고, 롯데전 승리로 4위가 됐다. 항상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오늘 승리에 기여해 너무 뿌듯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생애 첫 가을 무대를 향한 간절함도 숨기지 않았다. “가을 무대 분위기와 팬들의 열기는 대단하다고 들었다. 꼭 한 번 그 무대에서 던져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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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찬익([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