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또 日축구국대 뽑힌 김정민 아들…태극마크 가능성 남아 있다

중앙일보

2025.08.24 01:25 2025.08.24 13:2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가수 김정민의 아들 김도윤. 일본명 다니 다이치로 일본 17세 이하 축구대표팀에 소속되어 있다. [사진 JTBC 캡처]
가수 김정민의 아들 김도윤(17·일본명 다니 다이치)가 일본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에 또 발탁됐다. 지난 4월 열린 U-17 아시안컵 이후 두 번째다.

21일 일본축구협회(JFA)는 내달 프랑스 리모주에서 열리는 국제 친선대회에 출전할 U-17 대표를 발표했다. 여기에 김도윤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에는 프랑스·포르투갈·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출전한다. 김도윤은 지난 4월 아시안컵에서는 네팔전 4골, 카타르전 2골을 터트리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그는 가수 김정민과 일본인 아내 다니 루미코의 차남이며 이중국적자다. 일본 이름 ‘다니 다이치’는 엄마의 성(姓)을 따랐다.
다니 다이치를 소개한 인터넷 페이지. 사진 인터넷 캡처

그는 서울 신정초를 거쳐 K리그1 FC서울 산하 오산중에 진학해 축구를 배우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23년 J2리그 사간 도스 유스팀으로 옮겼다. 지난해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더 강한 팀에서 뛰고 싶어 일본행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아버지 김정민 역시 “아들이 일본으로 귀화한 것이 아니다. 두 나라 모두 그의 모국”이라며 “축구는 축구일 뿐, 유럽 진출이 꿈”이라고 응원했다.

2번째 일본 U-17 대표에 발탁된 이후에도 김정민은 “어디에서든 하고 싶은 거 즐겁게 다 하고 살아가렴”이라며 아들의 선택을 지지했다.

이중국적자는 FIFA 규정상 유소년 대표로 뛰었어도 향후 국적을 바꿔 성인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 김도윤이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상황이 바뀔 경우 한국 대표선수가 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김도윤의 사례는 과거 한일 양국을 오간 이충성(일본명 이타다나리)과 거울을 비친 것처럼 유사하다.

재일한국인인 이충성은 일본에서 나고 자랐다. 축구도 일본에서 배웠다. 2004년에는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19세 이하 한국 대표팀에 뽑혔다. 그러다 2006년 일본 올림픽 대표팀 발탁을 계기로 2007년 일본 이름으로 개명하고 귀화했다.

당시 이충성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왜 반쪽발이 놈이 여기 왔느냐’는 말을 들었을 때 굉장히 마음 아팠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래도 일본인들보다는 한국인들이 제 편이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해서 한국에 왔던 것이다. 파주에서의 일은 저의 세계관을 바꿔 놓았다”라고 밝혔다. 이후 2011년에는 일본 성인 대표팀의 일원으로 아시안컵에 출전했고,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는 활약을 펼쳤다. 일본의 아시안컵 4번째 우승을 결정짓는 골이었다.

자이니치 축구선수 이충성. 한일 양국에서 모두 인종 차별의 아픔을 겪었다. 중앙포토
한국과 일본의 경계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은 약 20년이라는 시차만큼이나 크게 달라졌다. 국적 논란과 한·일 양국에서 모두 인종차별을 겪었던 이충성과 달리 이번에는 개인의 선택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네티즌은 “축구 선수를 희망하는 사람이 어느 나라에서 경력을 쌓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 그 국가가 일본이라고 해서 반일감정을 내세우는 것은 개인적인 감정”이라고 평했다.

대신 한국에서 축구를 배운 유능한 자원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 일본의 시스템을 선택해야 한 것을 두고 한·일 축구의 격차가 벌어진 결과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 축구 성인 대표팀은 사상 처음 일본과 경기에서 3연패를 당했다. 지난 7월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한 뒤 ‘양국 기량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나도 일본에 오래 있었고, 양국 축구 비교 분석을 많이 하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축구 교육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본은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일관성이라는 걸 꾸준하게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가져왔다”면서 “우린 위험한 상황에 왔다는 걸 알았지만, 한 번이라도 (일본에) 이기면 그런 경기 결과에 만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축구대표팀 귀화 합류 이야기가 나오는 옌스 카스트로프. 사진 카스트로프 인스타그램
한편 최근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독일 국적의 축구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22)가 최근 소속을 독일축구협회(DF)에서 대한축구협회(KFA)로 변경해 주목받고 있다. 측면 수비와 중앙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하는 그는 독일 16세, 18세, 20세 이하 연령대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됐다. 이번 여름에는 분데스리가 2부리그 뉘른베르크에서 1부리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로 이적했다.

내달 한국 대표팀의 미국 원정에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홍명보호는 9월 7일 오전 6시 미국 뉴저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10일 오전 10시 미국 테네시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와 2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이해준([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