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압박위해 서방 안전보장군, 휴전 전에 배치해야"
프랑스 국제관계 전문가 주장…"시간 활용이 전쟁 승패 갈라"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선 서방이 논의하는 안전보장군을 휴전 이후가 아닌 휴전 이전에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엘리 테넨바움 안보 연구 센터 소장은 23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 기고에서 "전쟁에서 승자는 종종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갈린다"며 이런 주장을 폈다.
테넨바움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알래스카 정상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의 진전은 별로 없었던 반면 한가지, 즉 푸틴 대통령이 요구해 온 '휴전 이전 평화 협정 체결'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했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테넨바움 소장은 '전투 중 협상' 방식은 과거 베트남전 당시 파리 협상 때처럼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론 전장의 폭력을 심화시킨다고 우려했다.
또 이 전략을 채택할 경우 현재 우크라이나보다 군사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러시아로 하여금 협상만 더 늦추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목표로 삼는 돈바스 지역 확보는 우크라이나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기에 평화 협정 체결도 현 상황에선 불가능해 보인다는 게 테넨바움 소장의 주장이다.
테넨바움 소장은 이런 현실에서 러시아가 종전 협상을 체결하도록 압박하려면 서방의 안전보장군을 휴전 이후가 아닌 이전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땅에) 유럽의 존재를 수용하거나, 서방과 비용이 많이 들고 불확실한 대결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러시아는 이전보다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테넨바움 소장은 그러면서 "유럽이 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계속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거라면, 말로 위협하는 건 중단하고 지금까지처럼 지속적이고 예측가능한 군사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식이 시간은 더 걸리지만 "적어도 러시아를 경제적 측면에서 한계점으로 몰아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방은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후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군을 파견해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엔 미국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확답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서방의 안전보장군 파병을 둘러싸고는 내부에서도 여전히 이견이 많고, 러시아가 극렬히 반대하고 있어 휴전 전이든 후든 실제 배치까지는 상당한 시일과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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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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