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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이제 서울·수도권에 주택 공급 대책 나와야

중앙일보

2025.08.24 08:26 2025.08.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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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리셋코리아 부동산분과 위원장
새 정부 들어 첫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직전 상황을 보자. 지난 6월 넷째 주(6월 23일 기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주간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강북 지역의 성동구가 한 주간에 0.9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서울에서 주간 단위로 가장 많이 상승했었다. 강남 지역에서도 송파구가 0.88% 상승하면서 서울 지역 대부분이 급등했다. 이에 정부는 급상승하고 있는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서울·수도권 지역에 주택담보대출과 전세금 대출 등을 전면 규제하는 6·27대책을 발표했다.


6·27 대책, 가격 안정 효과 발휘
지속적 안정 위해 공급 계획 시급
3기 신도시·도심 정비 서둘러야

이번 6·27대책은 발표 다음 날부터 즉시 시행돼 부동산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그 결과 한 달 반이 지난 8월 2주(8월 11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발표 자료를 보면 강북의 성동구가 0.13%로 상승 폭이 대폭 하락하였으며 송파구 역시 0.31%로 상승 폭이 대폭 하락했다. 이번 정부의 6·27대책으로 대부분 서울 아파트 단지에서는 매수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거래 또한 감소하는 등 가격 상승세가 대폭 축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주요 관심 지역의 물건 일부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며 일부 신축단지와 역세권 주택단지에서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

6·27대책은 매매시장에서 수요감소로 이어지고 있어 가격 안정에는 분명히 도움을 주고 있지만 매매 수요가 대기수요로 남으면서 전세 공급량은 늘지 않는 상태인데 전세금 대출 규제가 이사철을 앞두고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불안하다. 특히, 전세보증금을 구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향후 보증금 상승분만큼 월세로 지불하는 보증부월세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월세나 보증부월세가 증가하게 되면 무주택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은 더 어렵게 될 것이며 월세 지불이 늘어나면 가계 소득에서 지불해야 하는 월세만큼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 주거생활까지 힘들게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정부의 6·27대책은 서울지역에서 급등하던 아파트 가격을 진정시키는 정도의 대책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왜냐하면 주택공급 정책은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정책인데 공급 정책이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공급 정책 말고는 수요의 증감과 유동성 자금의 증감(대출 규제와 완화, 이자 등)인데 이는 변동성이 크고 심리적 요인까지 작용해 일관성 있는 정책을 내놓을 수 없다. 그래서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어 예측 가능한 주택공급 정책이 함께 발표됐어야 했다.

이번 6·27대책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할지 의문이지만 대책의 효과가 끝나기 전에 정부는 하루빨리 서울·수도권에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어디가 먼저인지, 어디가 더 시급한지 순서는 없지만 당장 시장이 불안한 곳부터 주택공급 대책이 본격화돼야 한다.

공급 대책으로는 아직 본격적으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3기 신도시의 조기 공급이 있다. 그리고 도심지의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사업)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다. 역세권 개발이나 도심 복합개발은 너무 많은 공공기여를 요구해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사업이 마무리된 곳이 없다. 공급을 위해서는 적정한 공공기여를 해야 사업이 추진된다. 국·공유지 등 유휴부지의 개발과 더불어 서리풀 지구 등 택지개발예정지구도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

더욱 시급한 것은 단기 주택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 부분의 활성화 정책이다. 비아파트인 다세대·연립주택 등은 3~6개월이면 입주가 가능하다. 수요자들이 불안해하는 전세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이 나오면 공급이 분명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요즘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오피스텔은 주택법 적용이 아니고 건축법 적용이다. 그래서 소형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 한다. 주택시장은 정부의 규제정책도 필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요자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것이 힘들다면 이제는 서울 강남지역을 비롯하여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 경기도 등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에게 세제 혜택 등을 주고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도 고민할 때가 되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리셋코리아 부동산분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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