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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수비수 맞아?” 김민재, 라이프치히전에서 드리블쇼로 경기장 뒤흔들다

OSEN

2025.08.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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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벤치 멤버? 웃기지 마라"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바이에른은 지난 2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1라운드 개막전에서 RB 라이프치히를 6-0으로 대파했다.

올리세와 루이스 디아스가 전반부터 연이어 골을 터트렸고, 후반에는 해리 케인이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독일 무대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경기 종료 후 가장 큰 박수를 보낸 이름은 따로 있었다. 바로 벤치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온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후반 23분, 팀이 이미 4-0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요나탄 타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흔히 이런 시점의 수비수 교체는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의미가 크다.

하지만 김민재는 전혀 달랐다. 그는 투입 10분 만에 라이프치히의 전진 패스를 읽고 차단하더니 곧바로 폭발적인 드리블을 시작했다. 무려 세 명의 수비수를 따돌리며 하프라인을 가르자 경기장이 술렁였다.

이어 왼쪽으로 쇄도하던 케인에게 완벽한 패스를 찔러줬고, 케인은 곧바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득점 주인공은 케인이었지만, 진짜 환호를 이끈 건 김민재였다. 수비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폭발적인 드리블과 공격 전개 능력으로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꿔버린 것이다.

팬들은 케인의 해트트릭보다 김민재의 ‘마라도나식 폭풍 드리블’에 더 큰 환호를 보냈다.

짧은 출전이었지만 기록도 빛났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패스 21회 모두 성공(성공률 100%), 키패스 1회,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1회, 리커버리 1회를 기록했다. 수비와 공격을 가리지 않고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경기 후 독일 매체들의 평가도 달라졌다. 특히 ‘빌트’는 김민재에게 평점 2점을 부여했다. 빌트 특유의 깐깐한 채점 기준을 감안하면 극찬에 가깝다. 평소 김민재에게 인색한 평가를 내리던 빌트마저 고개를 끄덕인 셈이다.

독일 ‘SPOX’ 역시 “김민재는 별명 ‘몬스터’에 걸맞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마치 타란툴라가 진영을 가로지르듯, 폭발적인 드리블로 케인의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고 묘사하며 교체 선수 중 최고 평점인 2.5점을 안겼다.

사실 김민재는 이번 여름 내내 불안한 입지 논란에 시달렸다. 새 감독 체제에서 주전 보장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고, 슈퍼컵 슈투트가르트전에서도 교체로만 출전했다.

하지만 연속된 교체 출전 기회를 능력 증명의 무대로 삼으며, “벤치 멤버로 묶어두기엔 아까운 선수”라는 확신을 다시금 심어주고 있다.

케인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한 개막전이었다. 하지만 경기장을 찾은 바이에른 팬들이 진짜 ‘숨은 영웅’으로 꼽은 건 김민재였다.

10분 남짓한 출전에도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는 김민재가 단순한 로테이션 자원이 아니라, 여전히 뮌헨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팬들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벤치행이 오히려 약이 됐다. 컨디션을 회복한 김민재는 짧은 시간에도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남은 건 다시 주전 자리를 되찾는 일이다. 라이프치히전이 김민재의 ‘부활 선언’이 될 수 있을까. 뮌헨 팬들은 이미 그의 이름을 다시 중심에 두기 시작했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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