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장동혁(가나다순) 후보 등 ‘반탄’(탄핵 반대) 2인으로 압축된 국민의힘 대표 경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24~25일 양일 간 결선 투표를 거친 후 26일 최종 당선자를 발표한다. 김 후보는 ‘찬탄’(탄핵 찬성)파 끌어안기를 통한 외연 확장에, 장 후보는 강성 보수에 밀착한 선명성 강화 전략에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 주목받는 건 본 경선에서 탈락한 찬탄(탄핵 찬성)파 안철수·조경태 의원의 지지층 표심이다. 정치권에서는 찬탄 표심이 김 후보에게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 후보가 전당대회 기간 찬탄 후보를 겨냥해 “내부총질자”라고 한 데 반해 김 후보는 대여 투쟁을 위해 ‘찬탄파 포용’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24일에도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모든 당원과 의원을 설득해 하나의 단일대오를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난 23일 안철수 의원과 회동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회동 후 “국민의힘 내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 서로 간에 확인하고 논의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23일 열린 TV토론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 중 한 전 대표를 내년 재보궐 선거에 공천하겠다고 밝히며, 한 전 대표에 대해 “우리 당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 후보는 지난 19일 TV토론회에서 같은 질문에 전 씨를 공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전 대표도 23일 페이스북에 “당 대표 결선 투표에 적극 투표해서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달라”고 썼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한 전 대표가 ‘찬탄파 축출’을 주장한 장 후보 대신 김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반면 장 후보는 선명성을 부각하며 집토끼 잡기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장 후보는 24일 매일신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반탄 후보 두 명이 결선에 갔다는 것 자체가 당심이 (반탄에) 모였다는 뜻”이라며 “김 후보의 지지자가 이탈해 저에게 오면 두 표의 차이가 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결선을 가게 됐다고 표를 계산해서 선거 공학적으로 입장을 바꾸는 것은 당 대표 자격이 없다”고 김 후보를 직격했다.
장 후보는 김 후보의 찬탄 세력과 ‘통합’ 주장에 대해선 수용 불가 방침도 재확인했다. 또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 단일화가 무산된 데 대해 공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옛 친윤계와 김 후보 간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단일화 필요성을 주장했던 성일종 의원도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장 후보 측은 강성 지지층의 지지세가 확장하고 있는 부분도 변수로 보고 있다. 경선 초기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장 후보가 김 후보에게 밀렸지만, 전당대회 직전엔 박빙이란 조사 결과가 잇따랐다. 반탄 진영에 영향을 미치는 강성 보수 유튜브가 장 후보를 지원하는 것도 유리한 지점이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대선 주자로 인지도에서 월등히 앞서온 김 후보와 최근 당원의 지지세가 붙고 있는 장 후보 간 백중세”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선 투표제는 처음 하는 만큼 당원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라며 “본선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42만여명의 당원이 어디로 결집할 지가 최대 변수”라고 했다. 결선투표 첫날 투표율은 39.75%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