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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청소 중 급류에 40대 사망…추락방지시설 설치율은 21.7%

중앙일보

2025.08.24 21:08 2025.08.2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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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맨홀에서 작업자 한 명이 내부로 휩쓸려 가는 사고가 발생, 관계자들이 가양빗물펌프장에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폭우 속에 맨홀 청소를 하다 내부로 휩쓸려간 작업자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8분쯤 서울 강서구 염창동 백석어린이공원 인근 도로에서 맨홀 작업을 하던 47세 남성이 맨홀 내부로 휩쓸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은 오전 9시42분 작업 현장에서 약 1㎞ 떨어진 가양빗물펌프장에서 남성을 발견했다.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고 현장에 안치된 상태다.

이날 사고를 당한 남성은 배수처리 개선을 위해 맨홀 보수 공사를 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선 총 5명이 작업 중이었는데 나머지 4명은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 이번 공사는 강서구청이 발주한 하수도 보강공사다. 지난 6월 공사를 시작해 오는 12월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동료 작업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여름철 폭우 때마다 맨홀 관련 인명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1시 20분쯤엔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의 한 도로에서 맨홀에 빠진 김모씨(25)가 찰과상을 입은 채로 소방에게서 구조됐다. 지난달 17일 광주광역시 동구 소태동에서도 맨홀 구멍에 다리가 빠져 고립된 노인을 한 시민이 구조했다. 물이 관로 위로 역류해 도로를 잠기게 하거나 맨홀 뚜껑이 튀어 오르는 사고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2022년 8월 서울 서초동에서 중년 남매가 맨홀 아래로 빨려 들어가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2022년 12월 하수도 설계 기준을 개정해 침수 우려지역 등에 추락방지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신규 설치되는 맨홀에만 적용되는 한계가 있었다. 지난 6월 기준 중점관리구역 내 맨홀 32만7000여 개소 중 방지시설이 설치된 곳은 6만2000여 개소로 전체 21.7%에 불과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달 30일 침수 우려 지역의 기존 맨홀에도 추락방지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침수 원인으로 지목되는 '빗물받이'에 대해 지자체 사정에 따라 관리 외주화를 할 수 있게 권고했다. 지금까지는 지자체 담당 공무원 1~2명이 빗물받이를 관리하는 실정이라 꼼꼼한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영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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