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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 50초' 92세 스프린터의 건강비결은?…연구 나선 과학자들

연합뉴스

2025.08.2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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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세계기록 보유한 伊할머니…주 2∼3일 달리고 매일 실외활동
'200m 50초' 92세 스프린터의 건강비결은?…연구 나선 과학자들
연령별 세계기록 보유한 伊할머니…주 2∼3일 달리고 매일 실외활동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고령자 부문 단거리 육상 세계기록 보유자인 92세 이탈리아 할머니의 체력과 건강의 비밀을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탈리아 파도바에 사는 엠마 마리아 마첸가(92)는 마스터즈 육상에서 연령대별 여성 단거리 경주 세계기록 4건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작년 5월 90세 이상 여성 실외 200m 경주에서 51.47초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바로 그 다음 달, 50.33초(순풍 조건 +0.2m/s)로 본인의 기록을 1초나 더 앞당겼다.
이에 앞서 작년 1월에는 90세 이상 실내 200m 경주에서 54.47초로 세계신기록을 세웠으며 이를 계기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키가 155㎝인 그는 대회에 나가면 경쟁 상대가 별로 없다. 작년에 연거푸 세계신기록을 세울 때도 혼자서 뛰었다.
그는 지난 7월 WP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탈리아에서는 나밖에 없다"며 "세계대회들에서는 나와 미국인 한 명 있었다"고 설명했다.
WP는 이탈리아와 미국의 과학자들이 마첸가가 90대에도 여전히 달리기를 할 수 있는 비결을 이해하기 위해 근육, 신경, 미토콘드리아(에너지를 내는 세포 내 기관)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마첸가를 대상으로 측정을 해 보고 대퇴사두근(quadriceps)에서 연필 지우개만한 크기의 근육 시료를 바늘로 채취해 검사했다.
순발력과 관련이 있는 속근섬유(fast-twitch muscle fibers)는 건강한 70세와 비슷해, 나이치고는 좋은 편이었지만 특출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구력과 관련이 있는 지근섬유(slow-twitch muscle fibers)는 마치 20세 젊은이의 것처럼 보였으며, 근육으로 이어지는 혈류와 신경 경로도 그랬다.
자전거 타기와 웨이트 들기 등 테스트를 통해 마첸가의 심혈관계 건강과 다리 힘을 평가해 본 결과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능력이 뛰어났으며 근육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도 무척 잘 보존돼 있고 기능이 뛰어나 마치 건강한 20세 청년의 것과 같았다.
일부 지표로 판단할 때 마첸가의 심폐(cardiorespiratory) 건강 수준은 40여살 젊은 50대와 맞먹었다.
과학자들은 노화에 따른 근육 변화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진행중인 다년간 연구의 일환으로 마첸가의 사례연구를 하고 있다.
사례연구의 제1저자인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소재 마켓(Marquette) 대학교 소속 박사후연구원 마르타 콜로시오 박사는 마첸가와 비견할 수 있는 90세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콜로시오 박사는 "그(마첸가)는 나이가 들고 있지만, 91세가 되면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그는 할 수 있다"며 연령과 관련된 정상적 근육 손실이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마첸가는 89세 때는 실내 200m를 48.98초에 뛰어 지금보다 빨랐다.
과학 교사로 오래 일한 마첸가는 젊었을 때 육상을 했다가 그만둔 후에 25년만에 다시 시작했다.
1933년 8월 1일생인 그는 파도바 대학교에서 생명과학을 공부하던 19세 때 육상을 시작했고 1957년에 대학을 졸업한 후 4년간 더 대회에 나갔으나 엄마의 병구완으로 시간이 없어지면서 육상을 그만뒀고, 그로부터 2년 후에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육상을 다시 시작한 것은 53세 때였다.
그는 요즘 여름에는 파도바에 있는 콜바치니 스타디움 육상경기장이나 집 근처 강둑에서 훈련을 한다.
1주에 두세 차례 달리기를 하며, 달리기를 쉬는 날에는 산책을 한다.
그는 "하루 종일 실내에서만 보내는 날은 없다"고 설명했다.
훈련은 한 차례에 약 1시간씩 한다.
시작할 때는 천천히 달려서 준비운동을 한 후 500m를 뛴다. 그리고 나서 참가할 부문에 맞는 거리를 뛰는 연습을 하고 중간에 틈틈이 쉰다.
마첸가는 운동을 하는 다른 고령자들에게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먼저 의사와 상의해서 달리기를 해도 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달리기를 시작하면 1주에 여러 차례 하면서 꾸준하게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때는 길이가 20m인 집안 복도에서 달리기를 하거나 밤에 인적이 없을 때 나가서 뛰었다고 한다.
그는 훈련할 때는 "보통 때 먹는 것"을 먹는다고 말했다.
요리해 먹는 음식은 스테이크, 생선, 계란 프라이, 그리고 파스타 조금, 밥 조금 정도로 "매우 간단한 것들"이다.
다만 달리기를 하기 직전 3시간 동안은 음식 섭취를 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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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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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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