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자신을 야유하던 팬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다시 한 번 품격있는 자세로 상대팀 팬들마저 품었다.
다저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8-2로 승리를 거뒀다. 샌디에이고 원정 3연전 스윕패를 겨우 막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 3연전 내내 고전했다. 특히 오타니는 앞선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 1삼진 1볼넷으로 침묵했다. 시리즈 3차전 역시도 첫 4타석에서 볼넷 1개를 얻어냈을 뿐 3타수 무안타에 2삼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펫코 파크에서는 5경기 20타수 3안타에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원정 마지막 타석에서 오타니는 결국 한 방을 신고했다. 7-2로 앞서던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를 상대로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시즌 45홈런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홈런 공동 선두로 다시 올라서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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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장면이 화제였다. 홈런을 친 오타니는 그라운드를 돌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려는 찰나, 관중석으로 몸을 틀었고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관중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네고 어깨를 한 번 툭 쳤다. 이후 동료들의 해바라기씨 세리머니를 받으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오타니와 샌디에이고 팬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 듯 했다. 경기 후 현지 언론들을 통해서 상황이 밝혀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해당 팬이 다저스 더그아웃 옆에서 다저스 선수단에게 3연전 내내 야유를 퍼부었다고 했다. 그 중 오타니가 가장 많은 야유를 받았다고.
로버츠 감독은 “정말 성가셨다. 경기 내내 제 오른쪽 귀 옆에 대고 떠들어댔다”면서 “그 팬이 3연전 내내 오타니를 물고 늘어졌다. 오타니가 이번 시리즈 동안 얼마나 못했는지를 떠들어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타니가 그렇게 반응한 것은 평소와 달랐다. 오타니가 먼저 하이파이브를 건넨 것은 보기 좋았고 재밌었다. 그의 성격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해프닝을 언급했다.
오타니가 하이파이브를 건네자 해당 팬도 그동안 자신이 퍼부었던 야유가 쑥쓰러웠는지, 민망한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고개를 숙이면서 오타니의 하이파이브를 받아줬다. 상대 팀까지 품을 줄 아는 오타니의 품격과 성격을 확인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