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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울지 마세요"…러 납치 3년 만에 풀려난 우크라 언론인

연합뉴스

2025.08.2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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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울지 마세요"…러 납치 3년 만에 풀려난 우크라 언론인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러시아에 납치된 이후 3년 넘게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었던 우크라이나 언론인이 24일(현지시간) 석방됐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드미트로 킬류크(50)는 2022년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북부 코자로비치를 점령했을 때 아버지와 함께 생필품을 구하러 나섰다가 잡혀갔다. 아버지는 며칠 만에 풀려났지만 킬류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노부모는 그때부터 아들의 송환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국내외 정치인들을 찾아가고, 시위에도 나섰다. 러시아 당국에도 끊임없이 편지를 보내 아들이 어디 있는지만이라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허사였다.
러시아 당국은 2022년 11월과 2023년 1월, 킬류크 가족 변호사에게 보낸 두 차례 공식 답변에서 아들이 러시아에 없으며 아들과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노부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줄기찬 노력 끝에 러시아 당국은 지난해 킬류크가 러시아에 구금돼 있다는 사실을 마침내 인정했다. 킬류크가 2022년 4월 쓴 짧은 손 편지는 그해 8월이 돼서야 노부모에게 전달됐다. 편지에는 "살아있고 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각각 146명의 전쟁포로를 비롯해 민간인 8명도 맞교환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영상에는 킬류크가 우크라이나로 건너온 직후 어머니에게 전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절 아끼고 걱정했다는 걸 잘 알아요. 엄마, 울지 마세요. 곧 집에 갈게요"라고 말했다.
석방된 우크라이나 민간인 중에는 킬류크 외에도 전 헤르손 시장 볼로디미르 미콜라이옌코도 포함됐다고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밝혔다.
이밖에 2022년 초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결사적 항전을 벌였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부상한 군인과 민간인을 치료했던 의료진 세르히 코발로프도 본국 땅을 밟았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에 억류된 자국 민간인은 최소 1만6천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킬류크처럼 혐의도, 재판도 없이 장기간 불법 구금돼 있다.
국제법은 점령국이 민간인을 장기간 억류하는 행위를 극도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법으로 규정한다.
CNN은 킬류크처럼 극적으로 석방된 사례는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기다리는 수많은 억류자 가족들에게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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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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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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