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동물의 살을 파먹는 '신세계 나사벌레'(New World Screwworm)의 인체감염 사례가 미국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신세계 나사벌레(NWS)는 학명이 'Cochliomyia hominivorax'인 파리목(Diptera) 곤충의 유충으로 크기가 1cm 정도입니다.
암컷 성충이 가축·야생동물·사람 등 온혈동물의 피부에 알을 낳으면, 거기서 부화한 구더기 수백마리가 피부를 파먹어 들어갑니다.
구더기가 날카로운 입으로 숙주의 피부를 파고드는 것이 마치 목재에 나사를 박는 것과 유사하다고 해서 '나사벌레'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유충이 살을 파먹는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 출혈, 조직 손상, 2차 감염이 나타날 수 있고, 제때 치료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신세계 나사벌레 감염증은 2023년 중앙아메리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이후 서서히 북상해 작년 말에는 멕시코에서도 발생했는데요.
한 멕시코 가축 사육업자는 "당국은 해충과 질병이 유입되도록 방치하고,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생산자들"이라면서 "특히 나사벌레의 경우,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공중 보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에 미국에서 발견된 인간 환자는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후 미국 메릴랜드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또 후속 보도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여행 관련 신세계 나사벌레 감염증 확진 사례를 조사했으며 환자는 엘살바도르로 여행했다가 돌아온 사람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환자가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환자와 동일 인물인지 여부나 연관성 유무 등 상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 소고기산업계 단체인 '비프 얼라이언스'가 축산업계 관계자 20여명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발송 당일인 지난 20일 미국 내 첫 인체감염 사례를 확인된 것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체는 환자 개인정보 보호 법령 때문에 다른 사항은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단 미 보건복지부(HHS)는 "이번 유입이 미국의 공중보건에 미치는 위험은 매우 낮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앞서 지난 15일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장관은 신세계 나사벌레 감염증 퇴치를 위해 생식능력이 없는 불임 나사벌레를 생산하는 공장을 7억5천만 달러(1조400억원)를 들여 텍사스에 짓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소 사육 두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이런 나사벌레 종류가 확산할까 봐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 농무부(USDA)는 만약 텍사스에서 나사벌레 유행이 발생하면 가축 폐사와 살처분, 노동력 및 약품 비용 등으로 약 18억 달러(2조5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960년대에 불임 성충을 잔뜩 방생하는 방식으로 나사벌레를 박멸하기도 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신세계 나사벌레 감염증은 예방이 핵심입니다.
열대지역을 방문하거나 야외 활동 시 긴팔 셔츠와 바지를 입고, 양말을 신어 곤충에게 물리지 않도록 하고, 상처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상처나 신체 부위에서 유충이 보이거나 느껴지면 병원을 찾아가야 하고, 병원에서는 유충 제거, 상처 소독 등 과정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제작: 임동근·김다영
영상: 로이터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동근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