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보복 수사 논란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하는 이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대놓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의 과거 범법 정황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출연한 ABC 가짜뉴스 인터뷰 방송을 봤다"며 "크리스의 말을 믿을 사람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연루된 지난 2013년 '브릿지 게이트'를 언급하며 "그가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위험하고 치명적인 조지 워싱턴 다리 폐쇄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을 기억하나"며 "크리스는 이런 범죄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것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의를 위해, 우리는 매우 심각한 당시 상황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대문자로 "아무도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브릿지 게이트란 공화당 소속 크리스티 전 주지사 측이 자신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의 마크 소콜리치 포트리 시장을 골탕 먹이기 위해 2013년 9월 뉴저지와 뉴욕을 잇는 조지 워싱턴 다리의 뉴저지 쪽 진입로 차선 4개 중 3개를 일부러 폐쇄해 나흘간 교통지옥을 만든 사건이다.
이 일로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측근 2명이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검찰은 크리스티 주지사도 관련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NYT는 브릿지 게이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과거의 입장과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대법원이 브릿지 게이트 연루자 유죄 평결을 뒤집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지지하며 "크리스티와 그와 관련한 모든 사람은 완전하고 전면적인 무죄"라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10년도 넘은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약점 사건을 거론한 것은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당국의 수사 착수를 비판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A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과 수사권을 분리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또 이미 지난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의사를 드러냈다고도 지적했다.
NYT는 볼턴 전 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후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다음 정치 보복 타깃이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대선에 출마했을 때 공화당 주류 인사 가운데는 거의 처음으로 지지를 선언하며 대선 승리를 이끌었고 이후 '트럼프의 남자' 등으로 불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정권 인수위원장에서 중간에 내쳐지고 이후 내각 내 주요 보직도 맡지 못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틀어졌으며 지난 2020년 대선 때부터는 반트럼프 성향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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