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모르는 하청업체와 교섭하고
해외 공장 건립도 노조 허락받아야
권력-노조 유착이 선을 넘고 있다
에이, 그래도 영세한 하청업체가 어떻게 힘센 대기업에 드잡이를 할 수 있겠냐고? 아니다. 선례가 있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이앤에스’ 노조는 임금 체불 등으로 회사와 갈등을 빚자 지난 6월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가 직접 나서라”고 압박했다. 또 뭉치면 된다. 현대제철 협력업체 직원들로 구성된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는 25일 “진짜 사장 현대제철은 하청 바지사장 뒤에 숨지 말라”며 원청(현대제철)을 곧 고소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민노총이 있지 않은가. 얼굴 붉힐 만한 일은 민노총이 하청을 대리해 주면 된다. 일종의 에이전트 개념이다. 민노총으로선 수수료(조합비)도 받으면서 사각지대에 있던 하청업체를 우군으로 포섭하니 일석이조다. 하청업체를 줄줄이 엮다 보면 아예 ‘산별 교섭’을 하자고 원청이 먼저 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