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초강경 이민정책' 상징 엘살바도르인 재추방에 제동
5개월간 추방·귀환·구금·석방·재구금…법원 심리 때까지 추방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미국 법원이 행정부의 실수로 본국으로 추방됐다가 미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구금, 석방, 재구금을 반복한 엘살바도르인에게 재추방을 금지하는 일시 명령을 내렸다고 BBC 등 외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라 시니스 메릴랜드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엘살바도르 국적의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 추방 문제에 대해 법원이 심리를 열 때까지 그를 미국 본토에서 추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번 명령에 따라 가르시아는 오는 27일 오후 4시까지 미국에서 추방되거나 법적 지위가 변경되지 않는다.
10여년 전 엘살바도르에서 미국으로 합법적으로 이주해 체류하던 가르시아는 지난 3월 엘살바도르로 추방돼 현지에서도 악명높은 테러범 수용소에 수감됐으나 이후 그의 추방이 행정 실수였다는 점이 밝혀지며 6월에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돌아온 그에게 다시 불법 밀입국 방조 혐의를 적용해 체포·구금했다. 가르시아는 소송 끝에 지난 22일 석방됐으나 사흘 뒤 볼티모어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 소환당해 아무런 이유 없이 또 구금됐다.
본국 추방, 미국 귀환, 구금 등 5개월간 그가 겪은 일련의 과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적 이민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의 기폭제가 됐고, 가르시아는그 대표적인 피해자이자 상징적 인물로 떠올랐다.
가르시아의 변호인들은 그가 추방되는 대신 불법 밀입국 방조 혐의를 인정하라고 요구받았으나 이를 거부했고 이후 ICE에 출석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구금 소식이 알려진 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그에 대한 추방 절차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국토안보부도 "우간다로 추방 절차를 밟겠다"며 가르시아를 연고도 없는 우간다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토안보부가 가르시아를 보낼 나라로 지목한 우간다는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며 양자 협정을 체결한 나라 중 한 곳이다.
이날 시니스 판사는 행정부가 가르시아를 우간다로 추방했을 때 그가 위험에 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그를 추방하려는 의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혐의 인정과 추방을 연결하려는 작업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시니스 판사는 "헌법상 권리를 포기하는데 조건을 달수 없다"며 "그렇게 한다면 아무도 자발적으로 범죄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시니스 판사는 가르시아가 엘살바도르로 추방됐을 때도 그를 다시 데리고 와야 한다고 지난 4월 판결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시니스 판사는 가르싱의 추방을 불법 행위로 규정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오수진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