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난관리청 폐지방침에 직원들 "카트리나급 재난 재발 우려"
카트리나 20주년 앞두고 전현직 직원 180여명 의회에 서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의 대표적 인재(人災)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카트리나' 발생 20주년을 앞두고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전현직 직원 180여명이 25일(현지시간) 의회에 경고 서한을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FEMA 폐지 방침을 세우고 예산·인력을 대폭 감축하고 전문성과 권위가 없는 인사들을 고위직에 임명한 탓에 카트리나 사태를 계기로 보강됐던 FEMA의 재난 대응 역량이 붕괴할 위기를 맞았고 당시와 같은 인재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서한에 36명은 실명으로 서명했고 나머지는 보복을 두려워해 익명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서한을 보낸 FEMA 전현직 직원들은 올해 들어 FEMA의 풀타임 직원 중 3분의 1이 떠났다면서 "정치적 동기에 따른 해고"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또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이 10만 달러(1억3천900만원) 이상의 지출은 장관의 직접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지시를 내린 탓에 지난달 텍사스주 홍수에 대한 긴급 재난 대응이 지연됐다고 비판했다.
서한 발송자들은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이래 임명된 캐머런 해밀턴 전 청장 직무대행과 데이비드 리처드슨 현 FEMA 청장 직무대행 모두 재난 관리 경험이 전무한 인사이며 법률상 자격요건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놈 DHS 장관이 FEMA의 업무에 간섭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법을 무시하는 행위라는 점도 지적했다.
카트리나 사태를 계기로 입법된 재난관리 개혁법에는 FEMA 청장은 "재난 관리에 대한 능력과 지식이 입증된" 인물이어야만 하며 DHS 장관이 FEMA의 권한·책임·기능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다.
2005년 8월 말 루이지애나주와 미시시피주 등을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사망자 1천833명을 내고 당시 돈으로 재산피해 1천610억 달러(약 224조원)를 냈다.
당시 카트리나가 북상하면서 재난이 예고됐는데도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늑장 대응을 해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일어 미국에서 최근 수십년간 발생한 인재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서한 발송자들은 FEMA를 DHS에서 독립된 내각급 행정기관으로 격상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들이) 제때 이뤄져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같은 국가적 재난을 예방하고, FEMA 자체가 사실상 해체되는 일을 방지하고, 국민들을 저버리는 일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DHS는 이번 서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책임성과 개혁을 우선순위로 삼아서 국민들과 공동체들에 돈이 실제로 가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의 의무는 생존자들을 위한 것이니 망가진 시스템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 철이 지난 후에 FEMA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관련 업무를 각 주로 넘기겠다는 계획을 지난 6월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정부지출 감축의 일환으로 미국 전역의 지역별 재난 대비 인프라 구축과 유지에 쓰이는 수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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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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