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트럼프 군투입 위협에 "모든 평화수단 동원해 맞설 것"
일리노이·시카고 행정·지역사회 합동 회견…"위헌·反미국적 조치" 규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 일리노이주와 시카고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에 군을 투입하겠다고 경고한 데 반발하며 "모든 평화적 수단을 동원해 군 배치에 맞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시카고를 관할하는 일리노이주의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25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군 배치 계획은 "위헌적이고 반미국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과 지역 사회 및 재계의 주요 인사, 주의회 대표단과 함께 나선 이 회견에서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법정에 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은 시카고에 오지 말라. 여기서는 대통령을 원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고 규탄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시카고에 주 방위군을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시카고는 지금 킬링필드"라고 말한 이후에 나왔다.
시카고는 무법천지이므로 군을 투입해 법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공언해 온 트럼프는 "일주일 내로 시카고에는 범죄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에 따른 혼란을 이유로 로스앤젤레스(LA)에 주 방위군을 투입했고, 2주 전에는 치안 확보를 이유로 수도인 워싱턴DC에도 주 방위군을 파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대도시들을 '끔찍한 곳'이라고 규정하고 그 도시들의 민주당 정부를 비난해왔다.
그는 민주당 강세 지역인 볼티모어(메릴랜드주), 오클랜드(캘리포니아주), 뉴욕(뉴욕주) 등에 대해서도 병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가 주 방위군 내에 공공질서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특별히 훈련되고 준비된 '신속대응군'을 설치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대도시 군 투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에도 시카고에 실제로 군을 배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방정부가 군을 투입하려면 LA에서처럼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하는데, 시카고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지역 내 살인사건은 전년 동기 대비 32%, 총격 사건은 37% 감소했다.
LA가 속해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대통령이 주지사의 동의 없이 주 방위군 지휘권을 행사했다면서 연방정부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