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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왜 됐지, 이 짓 언제까지" 유아교육과 교수 뜻밖 후회

중앙일보

2025.08.26 13:00 2025.08.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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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
『엄마됨을 후회함(Regretting Motherhood)』.
2015년 이스라엘 사회학자 오나 도나스가 쓴 책 이름입니다. 한국어로는 이듬해 9월 번역 출간됐죠. 책에는 “엄마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이스라엘 여성 23명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파격적인 자기 고백으로 유럽에서는 모성애 논란과 출산 결정권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9년 뒤 한국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아빠됨을 후회함: 아빠됨의 한계와 가능성에 관한 자전적 내러티브 탐구’를 쓴 김호현 광주대 유아교육과 교수가 주인공입니다. 사실 아이를 낳은 것에 대한 후회는 양육자에게 금지된 감정인데요. 엄마도 아닌 아빠가 금기를 깬 이유는 뭘까요? 밀레니얼 양육자를 위한 더중플 시리즈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아빠들의 고민과 특별한 양육법을 공개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때 나는 아빠가 된 것을 진심으로 후회했다. "

김호현 광주대 유아교육과 교수가 쓴 논문 「아빠됨을 후회함: 아빠됨의 한계와 가능성에 관한 자전적 내러티브 탐구」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가 이런 감정을 느낀 건 2022년 9월, 둘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던 그는 자신의 한계를 실감했다. 새벽에 깬 아이는 어르고, 달래고, 별짓을 다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하지?’ 머릿속을 가득 채운 의문은 답이 보이지 않았다. 확실한 건 ‘육아’라는 긴 터널에 이제 막 발을 들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그날 처음으로 아빠가 된 것을 후회했고, 이후 2년 간 ‘사슬에 묶여 오도 가도 못하는 기분’을 느꼈다.

양육자, 특히 엄마라면 대부분 그의 감정에 공감할 것이다. 출산 직후 엄마는 오로지 애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육아와 관련한 모든 과업은 애를 낳은 통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수유 때문에 밥과 잠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시시때때로 우는 아이를 안고 달래느라 손목은 남아나질 않는다. 더구나 맞벌이 증가로 엄마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더 늘었다. 지난해 워킹맘 비율은 62.4%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6년 이후 가장 높았다. 그러다 보니 ‘슈퍼우먼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육아와 일 모두를 완벽하게 해내려다 결국 번아웃(탈진)되는 것이다.
김호현 교수는 "둘째 아이를 낳고 약 2년간 아빠가 된 것을 후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돈과 시간의 자유가 사라진 것, 생계 책임자로서 느끼는 압박감 등을 후회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우상조 기자
그렇다면 아빠는 어떨까? 아빠도 육아 때문에 엄마만큼 힘들까? 김 교수는 “아빠와 엄마가 육아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의 종류가 다르다”고 말했다. 엄마는 시간과 돈의 자유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경력이 단절되기도 한다. 거기다 사회는 ‘좋은 엄마’가 돼야 한다고 강요한다. 유명한 애착 이론조차 돌봄 노동의 책임을 엄마한테 지우기 때문이다. 반면 아빠한테는 가장으로서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어디에 살고, 무슨 차를 타고, 사교육을 얼마나 받는지는 다 아빠 능력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이상적 모성 신화에 고통받는 엄마가 있듯 아빠도 사회적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논문에 ‘아이 옷이 구겨져 있다면 엄마 탓을 할 것이고, 구멍이 나 있다면 아빠 탓을 할 것이 아닌가’라고 쓴 이유다.

그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논문은 양육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나도 그런 생각해 봤다” “큰 위로가 됐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김 교수는 “나와 비슷한 감정을 갖는 양육자들의 죄책감을 덜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양육자들이 ‘후회한다’는 감정을 편하게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육아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아교육 전문가인 그가 이렇게까지 육아를 힘들어한 이유는 뭘까? 아빠들이 집에서 겪는 문제는 또 있다는데, 어떤 걸까? 자세한 내용은 김호현 교수 인터뷰 전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빠 된 걸 진심 후회했다” 유아교육과 교수 뜻밖 고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6339
hello! Parents가 추천하는 아빠 양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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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 뇌에 이게 없다…MIT 아빠 충격받은 ‘사탕 뇌’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김상배는 “아이들의 뇌가 망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인간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손쉽게 정보를 얻다 보니 생겨난 문제다. 급변하는 시대,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 할까?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 교수 출신으로 올 초 메타에 로보틱스 아키텍트로 합류한 그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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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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