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리튬 채굴 프로젝트 시작…美와 광물협정 첫발
최대 매장지 도브라 광산 입찰 계획 승인…소유권 분쟁에도 강행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우크라이나가 지난 4월 미국과 체결한 광물협정의 첫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정부가 광물 자원 부문 개발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중부 도브라 광산 리튬 채굴권에 대한 입찰 계획도 포함돼 있다. 도브라 광산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가장 많이 매장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스비리덴코 총리는 향후 두 달 내에 입찰 공고를 내고 이후 석 달간 입찰을 진행한 뒤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텔레그램에 "우리는 단순히 채굴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개발을 보장할 투자자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배터리나 다른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등의 추가적인 가공 및 제조 공정까지 해낼 수 있는 투자자를 우선으로 선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력 입찰자로는 미국 정부가 일부 지분을 보유한 에너지 투자회사 테크멧이 꼽힌다. 이 회사는 2023년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도브라 광산 채굴 공개 입찰을 요구하는 등 오랜 기간 관심을 표해왔다. FT에 따르면 브라이언 메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입찰이 시작되면 참여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번 입찰로 계약이 성사될 경우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광물협정이 이행되는 첫 사례가 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4월 군사지원과 원조의 대가로 미국에 우크라이나의 광물 투자 우선권을 부여하는 광물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는 새로운 광물 사업의 수익을 우크라이나 경제 재건에 재투자하고, 협정 발효 후 미국이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금에 출자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도브라 광산은 소유권 분쟁이 얽혀 있어 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라고 FT는 지적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크리티컬 메탈스는 이미 자신들이 도브라 광산에 대한 채굴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크리티컬 메탈스의 최대 주주인 유러피안 리튬 측은 지난 7월 FT에 우크라이나 법원에서 이미 채굴권을 인정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두 회사의 공동 이사인 미하일로 제르노프는 당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신들의 채굴권을 무시하고 입찰을 강행하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규칙이 수시로 바뀐다'는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소유권 분쟁을 매듭짓지 않고 입찰을 진행할 경우 향후 우크라이나의 다른 프로젝트 투자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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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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