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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선 추미애 잡으러 5선 나경원 투입…"파격 법사위, 지선 전초전"

중앙일보

2025.08.28 00:35 2025.08.28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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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결과 평가 긴급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5선·서울 동작을)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는다. 대개 재선 의원이 맡는 상임위 간사에 당내 중진이 긴급 투입된 건 역시 파격적으로 법사위원장을 맡은 추미애(6선·경기 하남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항마 성격이 짙다. 정치권에선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출마가 거론되는 판사 출신의 여야 최다선 여성 의원이 법사위에서 전초전을 벌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놀라지 마라”며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법사위로 와서 간사 역할을 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5선 원내대표까지 지낸 분이 간사를 하느냐’ 하는데 틀을 깨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제 선수와 상관없이 전투 모드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하자 의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나 의원은 깜짝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도를 넘어선 상황에서 민주당에서는 법사위원장을 6선의 추미애 의원을 내세웠다”며 “우리도 대한민국의 체제를 지키는 면에서 물러설 수 없는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체절명의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생각한다”며 “뒤로 물러서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맡게 됐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당을 위해 헌신의 결단을 내려준 나 대표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추미애 법사위’는 거대 의석을 앞세워 일방적인 의사진행을 일삼으며 의회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의 ‘나경원 법사위’는 압도적 논리와 실력으로 야만적 상임위를 정상화시킬 최선의 선택”이라고 적었다.

그간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는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가 맡았다. 그러다 지난달 전당대회 출마로 장 대표가 자리를 비우자 검사 출신의 박형수(재선) 의원이 간사를 임시로 맡던 상황이었다.

지난해 5월 15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왼쪽)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추·나 의원은 검찰 개혁 등 이재명 정부의 각종 쟁점 법안을 놓고 법사위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나 의원은 추 의원이 법사위원장에 내정된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자신들만을 위한 ‘맘대로 독재국가’의 최전선을 구축하려 한다”며 “대국민 전쟁 선포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과 추 의원은 둘 다 사법시험 24회에 합격한 여성 판사 출신이다. 나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부산·인천지방법원, 서울행정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했다. 한양대 법대를 졸업하고 춘천·인천·전주지방법원, 광주고등법원에서 판사로 일한 추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선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여의도에서 두 사람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예비 후보군으로 꼽힌다. 추 의원은 경기지사로, 나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로 각각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같은 당 소속의 현직 경기지사(김동연)와 서울시장(오세훈)이 버티고 있는 공통점도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총선 때 맞대결을 벌이려다 무산된 일도 있다. 추 의원을 ‘나경원 대항마’로 서울 동작을에 공천하는 방안이 민주당에서 검토됐지만, 추 의원이 결국 경기 하남갑으로 가면서 대결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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