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두 번 얻어맞았다. 대이변을 쓴 그림즈비 타운 수문장 크리스티 핌(30)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맨유를 놀렸다.
'ESPN'은 28일(한국시간) "맨유 팬인 그림스비 골키퍼 핌은 승리한 뒤 '반쯤 분노'했다. 그는 맨유를 카라바오컵에서 탈락시킨 뒤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았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후벵 아모림 감독이 지휘하는 맨유는 같은 날 영국 클리소프스 블런델 파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카라바오컵) 2라운드에서 그림즈비와 정규시간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11-12로 패했다.
이번 패배로 맨유는 최악의 부진을 이어가게 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개막 후 두 경기에서 1무 1패로 승리가 없었던 데 이어 공식전 3경기째 무승을 기록한 것. 아직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맨유다.
게다가 그림즈비는 잉글랜드 리그2로 4부리그 팀이다. 프로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낮은 무대에서 뛰고 있는 클럽인 셈.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인 맨유로서는 엄청난 굴욕이다. 실제로 맨유가 리그컵에서 4부리그 팀에 패한 건 창단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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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베냐민 세슈코와 마테우스 쿠냐 등 거액을 들여 영입한 핵심 공격수들까지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림즈비가 오히려 맨유를 몰아붙였다. 전반 22분 찰스 버넘이 아예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림즈비가 2-0으로 달아났다. 전반 30분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크로스를 처리하러 튀어나왔으나 제대로 쳐내지 못했고, 떨어진 공을 타이렐 워런이 밀어넣었다. 맨유는 0-2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위기에 몰린 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브라이언 음뵈모, 브루노 페르난데스, 마타이스 더리흐트 등 주축 선수들을 투입했다. 후반 30분 음뵈모가 개인 돌파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그리고 후반 44분 해리 매과이어가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터트리며 맨유를 한 차례 구해냈다.
그대로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에 돌입한 양 팀. 맨유는 5번 키커 쿠냐의 슈팅이 핌의 선방에 막히며 경기를 끝내지 못했고, 결국 그 대가를 치렀다. 13번째 키커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음뵈모의 마지막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튀어나온 것. 경기는 그대로 그림즈비의 승리로 끝났고, 맨유는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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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경기 후에도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쿠냐의 결정적 승부차기를 막아낸 핌은 자신이 맨유 팬이라고 밝히며 맨유를 놀렸다. 그는 "아직도 (승리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난 맨유 팬이라서 반쯤 분노하고 있다"라고 농담한 뒤 "이런 밤이야말로 축구를 하는 이유다. 정말 훌륭하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또한 핌은 "승부차기에서 내가 조금 더 잘했어야 하지 않았는가? 난 우리 팀을 위해 오직 한 차례 선방밖에 하지 못했다. 나머지는 내 동료들이 해냈다. 정말 대단하다"라며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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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2억 유로(약 3234억 원)를 쏟아붓고도 충격패를 기록한 맨유. 아모림 감독은 "팬들에게 미안하다. 시작부터 모든 게 잘못됐다. 우리는 경기장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라고 고개를 숙이며 "결국 최고의 팀이 이겼다. 오늘 경기장 위에는 그림즈비라는 팀밖에 없었다"라고 자조했다.
여전히 갈 길이 먼 맨유. 아모림 감독은 "여름 한가운데 모든 걸 갈아엎을 수는 없다. 물론 바꿔야 할 부분이 많지만, 22명의 선수를 다 교체할 수는 없다. 이런 경기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주말 경기를 치른 뒤 A매치 기간에 반드시 해결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