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검사장 상대 추가 성범죄 신고…당사자는 부인
과거 칸 검사장 밑에서 일한 인턴, 성희롱·추행 피해 주장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성 비위 의혹으로 업무에서 배제된 국제형사재판소(ICC) 카림 칸 검사장을 상대로 추가 성범죄 신고가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여성 A씨는 올여름 ICC 측에 과거 자기 상사였던 칸 검사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A씨는 칸 검사장이 영국에서 유명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9년 그 밑에서 무급 인턴으로 근무했다.
이 과정에서 칸 검사장이 권한을 이용해 여러 차례 성희롱과 성추행을 하고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당시 2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이었다는 A씨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그는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됐다. 그 일로 혼란스러웠고 굴욕감에 빠졌다"면서도 칸 검사장이 고용주였고 업계에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기에 인턴십을 그만두거나 이의제기를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인턴십이 끝난 후 칸 검사장으로부터 찬사 가득한 추천서를 받았다며 "마귀와 거래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 일을 묻어두었던 A씨는 지난해 ICC의 한 여직원이 칸 검사장에 대한 성 비위 의혹을 제기했다는 소식에 가디언에 연락했다고 한다. A씨는 자신이 겪은 유사한 일이 수년 뒤 다시 발생했다는 점에 불안하고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A씨는 ICC 직원이 제기한 성 비위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유엔 내부감사국(OIOS)에 공식 증언을 제출했다.
OIOS는 A씨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고 그 주변인들을 면담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조사에 정통한 관계자가 가디언에 전했다.
칸 검사장의 변호인단은 그러나 "그가 어떠한 형태로든 성적 비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은 완전히 사실무근"이라며 "지위나 권한을 남용해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아울러 이런 의혹 제기는 칸 검사장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체포영장을 청구한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적대적 외부 세력이 꾸며낸 일이라고 주장했다.
칸 검사장에 대한 첫 번째 성 비위 의혹은 지난해 제기됐다. ICC 직원인 30대 여성 변호사는 2023∼2024년 칸 검사장이 장기간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ICC는 외부 기구에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칸 검사장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업무에서 손을 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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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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