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최고령 최형우(42)가 이례적으로 후배들에게 분발을 주문했다.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죽기 살기로 하자는 것이다. 디펜딩 챔프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의지였다. 전반기 주전들의 줄부상이 이어졌을 때 백업 후배들의 맹활약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번에도 다시 한번 팀을 일으킬 것인지 주목된다.
최형우는 28일 현재 타율 3할6리 20홈런 73타점 OPS .932(장타율 5할2푼6리, 출루율 4할6리)를 기록중이다. 전반기 한때 OPS 1.000을 넘길 정도로 금강불괴의 타격을 펼쳤다. 후반기들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하락세이다. 월간타율 7월 2할5푼8리, 8월 2할4푼7리로 떨어졌다. 득점권 찬스에서도 주춤했다.
그럼에도 팀 타선을 든든하게 지키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28일 SSG 랜더스와 인천경기에서는 9회초 10-6으로 달아나는 중월 투런포를 가동했다. 두 점 차에서 승기를 잡은 결정적 한 방을 날려 KBO 역대 최고령 2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는데 성공했다.
최형우가 추격의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OSEN DB
최형우가 대단한 것은 올해 만 42살이 되는 나이인데도 작년 우승 야수진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제몫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4번타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2할8푼 22홈런 109타점 OPS .857를 기록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올해도 나이에 굴하지 않고 팀내 최고 수준의 타격성적을 내고 있다.
작년 우승을 이끈 주전 타자들 모두 부상과 부진을 겪고 있다. 리그를 지배했던 간판타자 김도영은 세 번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나성범과 김선빈은 종아리 부상으로 장기간 공백기를 가졌다.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박찬호도 살짝 떨어졌다. 최원준과 이우성은 성적 부진으로 주전에서 밀려났고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기도 했다.
최형우는 성적 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주였다. 특히 전반기 중반 주전들이 줄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고 함평 2군 선수들이 대거 1군에 올라오자 "주전들의 부상 핑계대지 말자. 젊은 후배들이 자리를 차지해라. 주전들이 돌아올 때 자리를 내주지 말라"며 파이팅을 주문했고 실제로 단독 2위까지 오르는 힘으로 작용했다.
최형우가 동료들과 함께 득점을 축하하고 있다./OSEN DB
그러나 팀은 전반기 막판부터 힘을 잃었다. 후반기들어 더욱 흔들렸고 마운드와 수비가 무너지며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7연패와 6연패를 당하면서 후반기 성적만 11승19패로 9위에 그치고 있다. 선두권을 넘보던 팀은 어느새 하위권으로 밀렸고 이제는 힘겹게 역전 5위를 바라보는 처지에 빠졌다.
최형우의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고 있다. 6연패후 2연승을 따내고 "이제 우리도 더 좋아져야 한다. 얼마 전에도 이야기를 했는데 진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된다. 다른 팀들이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우리가 못한 것을 만회해야 한다. 마지막에 5강을 가든 못가든 유종의 미는 거두고 싶다. 남은 25경기를 진짜 죽기살기로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42살 최고령 타자의 결기가 팀에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낼 것만 같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