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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8.05' 이러려고 10승 투수 방출했나...벨라스케즈 난타, 가을야구 위한 과감한 결단 무색해진다

OSEN

2025.08.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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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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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있는데, 확신이 서지 않는다. 확신이 서지 않고 계산이 힘들다는 이유로 떠나보낸 전임 외국인 투수가 생각날 수밖에 없다.

벨라스케즈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5볼넷 1사구 7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7 완패를 막지 못했다. KBO리그 데뷔 이후 4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은 8.05까지 다시 치솟았다.

벨라스케즈는 1회부터 제구가 말썽이었다. 특히 변화구가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안재석을 상대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던지며 승부를 펼쳤지만 모두 볼로 빠졌고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강승호는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케이브를 상대로도 변화구 제구에 애를 먹으면서 다시 볼넷을 내줬다. 1사 1,2루 위기. 그래도 양의지를 상대로는 패스트볼 제구를 완벽하게 해내며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다. 152km까지 구속이 찍혔다. 

하지만 2사 1,2루에서 만난 박준순을 상대로는 슬라이더가 제대로 꺾이지 않았다. 풀려 들어오면서 한 가운데로 몰렸고 박준순의 먹잇감이 됐다. 좌중월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롯데는 리드를 뺏겼다.

뒤이어 나온 김인태를 상대로도 2스트라이크를 선점하고도 8구 풀카운트 승부가 됐고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후 포수 손성빈이 김인태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면서 1회를 겨우 마무리 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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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는 선두타자 박계범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맞았고 이유찬의 보내기 번트 시도가 안타로 둔갑됐다. 그리고 정수빈에게 우전 적시타까지 내주면서 4실점 째를 기록했다. 이후 안재석은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를 솎아내며 2사 3루를 만들었다. 그런데 강승호를 상대로 초구 커브가 손에서 빠지면서 몸을 맞췄다. 사구로 다시 2사 1,3루 위기가 이어졌고 케이브는 유격수 땅볼로 겨우 처리하면서 2회도 겨우 넘겼다.

3회부터는 비교적 순항을 했다. 3회 선두타자 양의지는 우익수 뜬공, 박준순은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150km대의 구속을 연거푸 찍었다. 그런데 2사 후 다시 김인태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폭투가 나오며 만들어진 2사 2루에서는 박계범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4회도 선두타자 이유찬은 151km 패스트볼로 힘으로 윽박지르며 삼진, 그런데 이후 정수빈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안재석은 다시 삼진 처리했고 강승호는 3구 삼진으로 요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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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선두타자 케이브는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하지만 1사 후 양의지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줬다. 바깥쪽 133km 슬라이더가 양의지의 배트에 걸렸다. 그러나 박준순을 3구 삼진 처리했지만 김인태에게 2볼 1스트라이크로 몰렸고 슬라이더가 가운데 쪽으로 몰리면서 김인태의 배트에 걸렸다. 전진 수비를 하고 있던 중견수의 키를 넘기는 적시 3루타로 연결됐다. 5실점 째를 기록했다. 박계범은 삼진으로 처리하며 5회를 마쳤지만 이미 벨라스케즈는 좌절한 뒤였다.

이날 벨라스케즈는 포심 최고 시속 153km, 평균 시속 149km를 기록했다. 포심은 47개를 던졌고 최고 151km의 투심도 7개를 구사했다. 슬라이더 23개, 체인지업 20개, 커브 9개 등을 구사했다. 다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이날 결정구로 가치가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한다. 차라리 제대로 긁힌 150km 초반대의 패스트볼이 더 위력적이었다.

벨라스케즈의 현재 모습은 실망 그 자체다. 특히 롯데는 올해 22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65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던 터커 데이비슨을 퇴출했다. 겉보기에 훌륭한 기록이지만, 내용의 안정감과 내공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3위 이상의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보고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더 강한 외국인 투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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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단의 주인공이 바로 벨라스케즈다. 메이저리그 통산 191경기(144선발) 선발 등판했고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의 성적을 기록한, 경험도 풍부하고 구위도 있는 선수였다. 2023년 팔꿈치 수술 이력으로 물음표가 따랐지만 일단 올해 재활 과정을 성공적으로 밟았다. 

그런데 정작 한국무대에서는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슬라이더가 손에서 자주 빠지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공인구와의 궁합에 대해서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니라면 슬라이더를 과감하게 뿌리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요소다.

계산이 안 되는 투수를 대신해서 경험이 풍부한, 계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투수를 데려왔는데 되려 롯데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4일 NC전 6이닝 4실점, 마수걸이 승리로 분위기 반전이 되는 듯 했지만 되려 최악의 피칭을 펼치고 말았다. 경기 당 2개였던 볼넷이 이날 5개나 나온 것은 롯데로서는 계산 밖의 결과다.

데이비슨의 자리가 그리워질 수밖에 없다. 롯데답지 않은 과감한 선택이었는데 결과가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데이비슨이 떠나고 12연패를 당했고 벨라스케즈도 실망을 거듭하고 있다. 롯데의 선택을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가을야구 진출에도 실패하게 된다면 역사에 남을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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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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