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부활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37·LA 다저스)가 가을야구에선 불펜으로 던져야 할지도 모르겠다. 오타니 쇼헤이(31)까지 5이닝 투구에 성공하며 완전한 선발로 몸 상태를 끌어올린 가운데 커쇼가 가을야구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오타니가 들어가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오타니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선발로 기용하는 것이다’며 ‘그렇게 되면 흥미로운 질문이 떠오른다. 커쇼는 어디에 위치하게 될까?’라는 화두를 던졌다.
성적만 보면 커쇼가 당연히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로 던져야 한다. 지난해 시즌 후 왼쪽 무릎과 엄지발가락 수술 및 재활로 5월 중순부터 빅리그에 올라왔지만 17경기(88⅓이닝) 9승2패 평균자책점 3.01로 부활했다. 부상자가 속출했던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을 지키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지난 2시즌 동안 커쇼는 어깨, 무릎, 발가락 부상에 시달렸지만 올해는 꾸준히 등판하고 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마일(143.2km)로 최소 400구 이상 던진 투수 중에서 브렌트 수터(신시내티 레즈·87.2마일), 트레버 윌리엄스(워싱턴 내셔널스·87.7마일)만이 더 느리다. 그럼에도 커쇼는 17경기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8월에는 5경기 평균자책점 1.88, FIP 2.57로 더 안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7일 신시내티전에서 커쇼는 시즌 첫 4일 휴식 등판으로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88.1마일(141.8km)로 떨어졌지만 평소보다 커브, 스플리터를 더 많이 던지며 투구 패턴을 바꿔 호투했다. 5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수확한 커쇼는 8월 5경기 전승 행진을 펼쳤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그동안 커리어가 있기 때문에 커쇼는 늘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더 다양한 시도에 열린 태도를 보였다. 높이 평가해야 할 부분이다”고 칭찬했다. 오타니도 “커쇼가 던지는 날 특히 더 많이 보고 배운다”고 말했다.
디애슬레틱은 ‘커쇼의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오타니, 야마모토 요시노부,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우, 에밋 쉬헨이 모두 건강하고, 대체로 잘 던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예측 불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이들 모두 부상 없이 10월까지 무사히 간다면 다저스의 선택지는 흥미로워진다’며 ‘(선발에서 빠진 투수들로) 불펜을 강화하거나 선발투수 2명을 연이어 쓰는 피기백 방식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 LA 다저스 블레이크 스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스트시즌에는 선발투수가 4명이 필요하다. 올해 다저스에서 유일하게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야마모토와 함께 부상에서 돌아온 스넬, 글래스노우, 오타니가 다저스의 가을야구 선발 로테이션을 이룰 것이 유력하다. 두 번째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쳐 지난 6월 중순부터 오프너 선발로 빌드업한 오타니는 28일 신시내티전에서 첫 5이닝 투구에 성공하며 2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구위 면에서 이들에게 밀리고, 가을야구에서 유난히 약했던 커쇼는 불펜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10월까지 스넬, 글래스노우, 오타니가 모두 건강하다는 전제가 이뤄져야 한다. 오타니는 이제 막 처음으로 5이닝을 던졌고, 스넬과 글래스노우는 언제 어떻게 다칠지 모르는 ‘인저리 프론’이다. 커쇼의 가을야구 보직은 남은 정규시즌 한 달을 끝까지 다 지켜보고 고민해도 늦지 않다. /[email protected]
[사진] LA 다저스 타일러 글래스노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