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이달 초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 유니폼을 은 손흥민(33)이 MLS 위상을 더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손흥민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방송사 ABC의 대표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잉글랜드에서는 축구가 스포츠의 중심이자 문화였다. 하지만 미국은 다양한 종목이 공존하는 나라다. 나는 MLS를 더 크게 성장시키기 위해 LA FC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했다. 이후 10년간 토트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구단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7일 토트넘과 결별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손흥민은 LA FC와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손흥민의 이적은 MLS 전체를 흔들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LA FC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2650만 달러(약 370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MLS 역사상 가장 큰 이적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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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첫 경기였던 시카고 파이어전에서 페널티킥을 이끌어냈고,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의 선발 출전 경기에선 도움을 기록했다. 이어 댈러스 FC와의 맞대결에선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터뜨리며 공격수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원정 무대에서 연이어 임팩트를 남긴 손흥민은 이제 홈 팬들을 만난다.
손흥민은 9월 1일 오전 11시 45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홈 데뷔전을 갖는다. 상대는 MLS 서부 콘퍼런스 선두 샌디에이고 FC다. 경기 전부터 티켓은 전석 매진됐다. 홈 팬들이 손흥민의 활약을 직접 확인하고자 열광적으로 몰린 것이다.
손흥민은 자신을 향한 기대를 부담이 아닌 동기부여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긴장은 좋은 거다. 그것은 행복을 주고, 미소를 준다”라며 “팬들의 응원에 감사하다. 내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찾는 팬들을 보며 책임감을 느낀다. 팀과 나를 응원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합류는 단순히 MLS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전체가 그를 환영하고 있다. 같은 도시를 연고로 하는 LA 다저스(메이저리그), LA 레이커스(NBA), LA 램스(NFL) 등이 모두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의 LA 입성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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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28일에는 손흥민이 다저스타디움에 등장해 시구를 맡았다. 그는 경기 전 동료들과 시구 연습을 했고, 경기장에 들어선 뒤에는 완벽한 자세로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던지며 야구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손흥민은 당시를 돌아보며 “팀 동료뿐 아니라 구단 경비원과도 함께 연습했다. 동료들에게는 ‘시구가 엉망이면 훈련에 나오지 않겠다’고 농담하기도 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손흥민의 행보는 단순히 새로운 도전을 넘어 미국 내 축구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홈 데뷔전을 앞둔 그는 이제 LA FC의 에이스로 자리 잡아 미국 무대에서 또 다른 전성기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