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중국 여자 슈퍼리그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가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사건 자체의 충격도 컸지만, 이를 외신이 다루자 현지 팬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이색적인 반응까지 이어졌다.
중국 포털 ‘소후’는 29일 “중국축구협회가 지난 24일 열린 항저우 대 융촨 차샨 주하이전에서 경기 종료 직후 벌어진 폭력 사건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 팀 선수 4명은 합계 2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구단 차원의 벌금도 66만 4천 위안(약 1억 3천만 원)에 달한다.
징계 명단도 공개됐다. 충칭 융촨의 리잉(10번)과 구단 관계자 민팡리, 항저우의 수위쉔(29번), 우츠잉(8번), 천링링(5번), 그리고 장원우 구단 관계자가 상대를 폭행하거나 발길질을 하는 장면이 포착돼 모두 처벌 대상이 됐다. 중국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은 사회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쳤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관심을 끈 대목은 한국 언론의 보도였다. 소후는 “한국 매체 OSEN이 여자 슈퍼리그에서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고 전했다”며 “중국 축구 문제는 늘 남자 대표팀에 집중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여자 무대에서 사고가 터졌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막대한 투자를 했음에도 남자 대표팀이 계속 부진하고, 경기마다 팬들의 야유·욕설·버스 저지·물건 투척이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소후는 슈퍼리그 전반이 여전히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팬들이 온라인을 넘어 경기장에서 직접 폭력을 행사하거나 상대 선수들을 향해 욕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판정 논란이 불거지자 외국인 심판까지 투입해야 했으며, 부동산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여파로 붕괴 위기까지 갔던 리그는 잠시 안정을 찾았지만 여전히 문제투성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현지 팬 반응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한국인들은 자기네 대통령이나 더 걱정해야 한다. 왜 대통령마다 감옥에 가느냐”라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댓글은 “여자 축구팀까지 싸우고 있다. 농구 경기처럼 치고받으니 황당하다”라는 회의적 반응이었다. 그 외에도 “우리는 그저 싸운 정도다. 한국은 팀 동료 성폭행 사건까지 있지 않나. 얼마나 문란한가”라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경기장 내 폭행에 그치지 않았다. 여자 무대에서도 폭력 사태가 드러나면서 중국 축구 전반이 얼마나 구조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다시금 드러낸 계기가 됐다. 협회의 징계와 팬들의 반응이 모두 주목받으며, 중국 축구가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