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입성한 손흥민(33, LAFC)이 로스앤젤레스(LA)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30일(한국시간) “손흥민 효과가 LA와 MLS 전역을 휩쓸고 있다”며 그의 합류가 불러온 변화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지난 7일 LAFC에 입단한 손흥민은 굉장한 상업적 파급력을 과시하고 있다. 영입 발표 직후 손흥민의 이름과 등번호 7번이 새겨진 LA FC 유니폼은 단숨에 전 세계 판매 1위에 올랐다. 홈 경기장에서 판매된 손흥민의 검은색 정품 유니폼은 일찌감치 품절됐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포츠용품 업체 파나틱스에서 모든 종목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굿즈가 손흥민 것이었고, MLS 전체에서도 메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8월 내내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며 매장을 휩쓸었다.
존 토링턴 LA FC 공동회장 겸 스포츠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모든 분야에서 매출이 실제로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더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손흥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흥민을 향한 폭발적인 반응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이어졌다. LA FC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두 배로 늘었고, 새 구독자의 70%가 한국에서 유입됐다. 손흥민의 합류 발표 당일 공개한 ‘유리창 두드리기’ 영상은 조회수 1250만 회를 기록했다. 구단 역대 최고 수치를 세웠다.
더불어 손흥민 합류 이후 MLS와 LA FC 공식 계정엔 3억3900만 회 노출과 1400만 건의 반응이 발생했다. '디 애슬레틱'은 “한 선수가 이 정도 규모의 소셜미디어 효과를 단기간에 만들어낸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평가했다.
관중을 경기장으로 이끄는 힘도 대단한다. 메시가 2023년 미국 상륙한 뒤 보여준 폭발적 인기를 따라가진 못하지만, 손흥민도 분명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흥민은 시카고, 뉴잉글랜드, 댈러스 원정에서 모두 한국 국기와 한국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토링턴 디렉터는 “한국 팬뿐 아니라 토트넘 시절부터 손흥민을 응원하던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라고 들려줬다.
티켓 거래 사이트 티켓픽에 따르면 손흥민이 출전한 세 번의 원정 경기에서 중고 티켓 가격은 평균 85%나 뛰었다. 내달 1일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 수요도 폭발적이다. LAFC는 입석 구역까지 매진됐다고 발표했다.
[사진] 손흥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흥민은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첫 경기였던 시카고 파이어전에서 페널티킥을 이끌어냈고,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의 선발 출전 경기에선 도움을 기록했다. 이어 댈러스 FC와의 맞대결에선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터뜨리며 공격수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원정 무대에서 연이어 임팩트를 남긴 손흥민은 이제 홈 팬들을 만난다.
스티브 체룬돌로 LAFC 감독은 “손흥민은 경쟁자이자 승부사다. 이 리그에서 보기 힘든 자질을 지녔다”며 “그는 팀에 신선한 공기 같은 존재다.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극찬했다.
손흥민의 활약으로 LAFC는 최근 3경기에서 5점을 획득하며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경쟁에 힘을 받고 있다. 현재 5위다. 4위 시애틀과 승점 3점 차인데, LAFC가 2경기 덜 치른 상태다. 토링턴 디렉터는 “손흥민이 합류한 뒤 우리가 세우는 목표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사진]OSEN DB.
1일 샌디에이고와의 홈 데뷔전을 앞두고 손흥민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단 후 믿기 어려운 3주를보냈다. 한 달이 마치 1년처럼 느껴졌다. 드디어 홈 팬들 앞에 나서는 날이 다가와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MLS에서의 적응기를 돌아보며 지난 원정 3경기를 떠올렸다. 손흥민은 “세 번의 원정 경기 모두 쉽지 않았다. 하지만 MLS 무대에 첫 발을 내딛기에는 최적의 과정이었다고 본다. 힘들었지만 또 즐거웠다. 긴 원정을 통해 선수들과 대화할 기회를 많이 가졌고, 서로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리그와 동료 선수들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MLS에는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이상 인터 마이애미)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그들과 비교하면 내 이름은 크지 않을지 몰라도 리그를 더 흥미롭고 주목받게 만들고 싶다"라묘 “팬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고 싶다. 수준 높은 축구도 보여주고 싶다. 리그가 앞으로 더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