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박준형 기자] KT 위즈는 2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1-10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의외로 무겁지 않았다. 패색이 짙어진 9회초, 1군 무대에 처음 오른 신인 투수 박건우(20)가 호투를 펼치며 희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동현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박건우는 KIA 박재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이어 9회초에도 마운드를 지킨 그는 오선우와 김석환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한준수를 외야 플라이로 잡아내며 1.1이닝 무실점, 탈삼진 3개의 호투를 완성했다.
이닝이 끝나자 이강철 감독은 제춘모 투수 코치와 대화를 나누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제 코치가 직접 다가가 투구를 모두 마친 박건우의 어깨를 두드렸고, 박건우는 긴장 대신 미소로 화답했다. 이 감독도 주먹을 맞대며 신인의 첫 무대를 축하했다.
경기 후 박건우는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긴장과 설렘이 함께했다. 하지만 상대 첫 타자가 신인 동기 박재현이라 금방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며 “제 코치님께서 ‘이제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니 잘해봐라’라고 말씀해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 또 이 감독님께서 ‘확실히 실전에 강한 체질인 것 같다’고 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었다. 기회를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암고를 졸업한 박건우는 2025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9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우완 기대주다. 지난 26일 롯데전 앞두고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그는, 불과 사흘 만에 자신이 왜 ‘성장 가능성’으로 주목받는지 증명해냈다. 2군에서도 이미 지난 19일 롯데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비록 팀은 대패했지만, 이날 경기는 박건우라는 새 얼굴의 발견으로 남았다. 패배 속에서도 감독과 선수단을 웃게 만든 당찬 신인의 등장은, KT가 얻은 가장 값진 수확이었다. 2025.08.30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