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슈퍼스타 손흥민(33·LAFC)이 MLS를 흔들고 있다. 토트넘을 떠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그는 이미 미국 무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 7일 합류한 손흥민이 만들어낸 파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유니폼은 리오넬 메시, 르브론 제임스를 제치고 전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홈 구장 판매분은 이미 품절, 온라인 샵도 마찬가지였다. 스포츠용품 업체 파나틱스 기준 전체 종목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굿즈가 손흥민 유니폼이었다. MLS 전체에서도 메시 다음으로 높은 판매량. 말 그대로 ‘손흥민 효과’가 폭발한 것이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LAFC 유튜브 구독자는 두 배로 늘었고, 신규 구독자 중 70%가 한국에서 들어왔다. 구단이 공개한 ‘유리창 두드리기’ 합류 영상은 조회수 1250만 회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단 3주 만에 MLS와 LAFC 공식 계정 노출이 3억 3900만 회, 반응은 1400만 건. 미국 ‘디 애슬레틱’조차 “한 선수가 이 정도의 소셜 파급력을 단기간에 일으킨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인정했다.
티켓 수요도 미쳤다. 원정 경기였던 시카고, 뉴잉글랜드, 댈러스 원정에서 중고 티켓 가격은 평균 85% 상승. 내달 1일 샌디에이고와 홈 데뷔전은 입석까지 매진됐다. 현지 언론은 “손흥민을 보기 위한 티켓 전쟁”이라며 과열 분위기를 묘사했다.
경기력 역시 기대에 부응 중이다. 데뷔전 시카고전에서는 교체로 투입돼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두 번째 경기 뉴잉글랜드전에서는 도움을 올렸다. 세 번째 경기 댈러스전에서는 예술적인 프리킥 골로 MLS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단 3경기 만에 PK 유도-도움-골을 모두 달성하며 공격포인트 풀세트를 완성했다.
MLS 사무국이 그를 ‘이번 여름 최고의 계약’이라 평가하며 최고 등급 A+를 부여한 건 우연이 아니었다. 현지 반응은 뜨겁다. 은코시 타파리는 “훈련에서 보던 그 궤적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마치 그림 같았다”고 감탄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은 경쟁자이자 승부사다. 이런 재능을 MLS에서 찾기 힘들다. 팀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는 선수”라며 극찬했다. NBC 로스앤젤레스는 “토트넘 시절 장기가 MLS에서 재현됐다. 심지어 댈러스 팬조차 감탄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 스스로도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미국 ‘ABC’ 굿모닝 아메리카와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축구가 문화였지만, 미국은 다른 스포츠가 중심이다. 나는 MLS를 더 크고 의미 있는 리그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단순한 스타 영입이 아니라, 리그 성장의 동력이 되겠다는 선언이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그는 화제의 중심. 다저스타디움에서 시구자로 나선 그는 7번 유니폼과 다저스 모자를 착용한 채 완벽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야구 팬들까지 매료됐다. 손흥민은 “망치면 훈련 안 나오겠다고 농담할 정도로 연습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경호원부터 동료, 팬까지 묶어내는 그의 유쾌한 카리스마는 미국 무대에서도 통했다.
그가 합류한 뒤 LAFC는 3경기 무패(1승 2무) 행진을 이어가며 웨스턴 콘퍼런스 5위에 올랐다. 덜 치른 경기를 고려하면 플레이오프 홈 어드밴티지 확보도 현실적이다. LA는 지금 ‘손흥민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의 영향력은 단순한 호들갑이 아니라 현실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