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토트넘의 기대주 양민혁(19, 포츠머스)이 새로운 무대에서 벌써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 매체 ‘더 스퍼스 웹’은 29일(한국시간) “올여름 임대를 떠난 토트넘의 6명 유망주가 지난 몇 주간 실망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양민혁의 이름을 언급했다. 스토크 시티로 간 애슐리 필립스, 제이미 돈리, 애버딘의 알피 도링턴, 위컴의 조지 애벗, 레인저스로 간 마이키 무어와 함께 양민혁도 ‘부진 명단’에 포함된 것이다.
사실 임대 초반 기대감은 컸다. 양민혁은 지난 8일 포츠머스로 합류하며 존 무시뉴 감독의 공개적인 신임을 받았다. 무시뉴 감독은 “양민혁은 토트넘에 합류했을 때부터 매우 높은 평가를 받은 유망주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직접적이고 흥미진진하다. 이번 시즌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현지에서도 ‘즉시 전력감’이라는 기대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양민혁은 9일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전에서 교체 출전으로 데뷔 무대를 밟았다. 이어 13일 레딩전에서는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고개를 숙였다. 드리블 시도는 전무했고, 지상 경합에서 단 4번 성공에 그쳤다.
이후 두 경기 연속 대기 명단에만 이름을 올리고 출전 기회는 없었다. 영국 매체 ‘TBR 풋볼’은 “포츠머스 팬들은 양민혁이 신체적으로 갖춰지지 않은 점에 불만을 표했다. 지난 시즌 QPR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레딩전에서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팬들의 실망이 여과 없이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2006년생, 아직은 성장 중인 10대 유망주다. 챔피언십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치열한 리그 중 하나다. 한 시즌에만 46경기가 치러지는 긴 레이스다. 당장은 출전 시간이 부족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며 반드시 로테이션과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아직 8월, 시즌은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더 스퍼스 웹’은 “양민혁은 포츠머스에서 지금까지 단 23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23일 WBA전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은 실망스러운 스타트지만, 포츠머스의 빡빡한 일정과 무시뉴 감독의 전술 변화를 고려하면 충분히 반등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포츠머스는 29일 프래튼 파크에서 프레스턴 노스 엔드와 리그 4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경기에서 무시뉴 감독이 양민혁에게 다시 기회를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임대는 결국 ‘경험치’를 쌓는 자리다. 초반의 어려움은 혹독한 담금질이 될 수도 있다.
토트넘이 그를 임대 보낸 이유는 분명하다. 단순히 벤치에 앉히려는 것이 아니라, 성인 무대에서 주전 경쟁을 통해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지금의 시련은 성장통일 뿐이다. 팬들의 실망과 언론의 비판을 극복해야만 진짜 프로 무대에 설 수 있다.
양민혁은 지난 시즌 QPR에서 보여준 폭발적 드리블과 창의적인 패스 능력으로 이미 잠재력을 증명한 바 있다. 포츠머스에서 그 모습을 되찾는다면, 지금의 혹평은 단순한 ‘임대 초반 에피소드’로만 남을 것이다.
결국 해답은 본인 스스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양민혁에게 필요한 건 시간과 자신감이다. 시즌은 길고, 아직 그의 기회는 충분히 남아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