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WC 본선→"감독직 반납해" 이럴수가... 벤투에게 자리 뺏길 위기 몰린 우즈벡 감독 "그래도 대표팀 응원" 대인배 면모

[OSEN=도하(카타르) 박준형 기자] 5일(현지시간)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1-4로 패했다. 한국은 호주, 일본에 이어 16강에서 탈락하며 아시아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한국 파울루 벤투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2.12.05 / [email protected]

[OSEN=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조은정 기자]19일 오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결승전이 열렸다.경기에 앞서 우즈베키스탄 티무르 카파제 감독이 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2.06.19 /[email protected]

[OSEN=노진주 기자] '월드컵 본선행 역사를 쓴' 티무르 카파제 감독(43)이 우즈베키스탄 사령탑 자리를 '한국 전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56)에게 넘겨줘야 하는 분위기다. 그는 아쉬울 법하지만 어떤 감독이 와도 팀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0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매체 ‘우즈 데일리’에 따르면 카파제 현 우즈베키스탄 A대표팀 감독은 벤투에게 사령탑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임에도 “어떤 감독이 오더라도 국가대표팀을 여전히 응원할 것”이라며 “벤투가 타슈켄트에 온 것은 보았지만, 어떤 합의가 이루어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가 대표팀을 맡게 된다면 성공을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26일 또 다른 우즈베키스탄 매체 ‘자민’에 따르면 벤투 감독 측은 현지 시간으로 27일 우즈베키스탄 A대표팀 감독직을 두고 우즈베키스탄축구협회(UFA)와 최종 협상을 진행했다.

벤투를 만나기 전 UFA는 이미 여러 명장을 접촉했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UFA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독일을 정상으로 이끈 요아힘 뢰프에게 먼저 감독직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튀르키예 대표팀을 지휘했던 파티흐 테림과도 논의를 이어갔으나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아시아 무대 경험과 월드컵 본선 지휘 이력을 갖춘 벤투감독이 현재 새로운 1순위 후보로 급부상한 상황이다.

[OSEN=도하(카타르), 지형준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2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2024.01.27 / jpnews.osen.co.kr

카파제 체제의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6월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A조에서 이란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본선행을 확정했다. 7번째 도전 끝에 거둔 첫 성과였다.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는 만큼 UFA는 자국 지도자인 티무르 카파제 감독 대신 검증된 외국인 사령탑에게 팀을 맡기고 싶어 한다.

벤투 감독의 경력은 화려하다. 클럽과 대표팀을 오가며 경력을 쌓았다. 스포르팅, 크루제이루, 올림피아코스, 충칭 리판에서 지휘봉을 잡았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며 유로 2012 4강에 올랐다.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해 4년 4개월간 35승 13무 9패를 기록했다. 2019 동아시안컵 우승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성과를 남겼다.

한국에서 긴 재임 기간 동안 그는 수많은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을 고수했다. 점유율 중심의 축구를 완성해 여론을 뒤집었고 한국 역대 최장수 감독으로 이름을 남겼다. 이후 UAE 대표팀을 맡아 2026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지휘했지만 성적 외적 요인으로 협회와 갈등을 빚어 지난 3월 물러났다.

‘우즈 데일리'는 “벤투 감독은 한국에서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16강)을 경험했다. 우즈베키스탄이 역사적인 월드컵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데려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후보”라고 평가했다.

[OSEN=항저우(중국), 최규한 기자] 4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렸다.경기 시작을 앞두고 우즈벡 티무르 카파제 감독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10.04 / [email protected]

벤투 감독이 차기 사령탑으로 유력하단 이야기가 나오자, 그동안 우즈베키스탄을 이끌고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은 카파제 감독을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다. 중요할 때 감독 자리를 양보해야만 하는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카파제 감독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즈베키스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 우리 국민의 34년 꿈을 이뤘다. 기쁘다”라며 “그동안 팬들의 응원에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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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