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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영구 결번 논란’ 불러온 토트넘 새 No.7…시몬스, “영광스럽지만 두렵지 않다”

OSEN

2025.08.30 14:44 2025.08.3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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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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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영구 결번이 아니였다. 새 토트넘 7번의 주인이 손흥민을 넘어 자신의 이야기를 약속했다.

토트넘은 3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시몬스의 합류를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5년, 추가 2년 연장 옵션까지 포함된 장기 플랜. 가장 큰 화제는 그의 등번호였다. 무려 지난 10년 동안 손흥민이 달며 ‘토트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던 번호 7번이 시몬스의 등에 새겨졌다.

토트넘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손흥민의 뒤를 잇는 존재라는 상징성에 기대가 폭발했지만, 동시에 “손흥민을 진정으로 존중한다면 7번은 달지 말았어야 했다”는 날카로운 시선도 있었다. 333경기 127골, EPL 득점왕, 푸스카스상, 유로파리그 우승까지. 손흥민이 ‘7번’을 입고 이룬 발자취는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시몬스 본인도 이 논란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등번호 7을 다니까 다들 잘해준다. 그건 모두가 손흥민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받아들이겠다. 이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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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솔직히 말하자면 손흥민 때문만은 아니다. PSV 시절부터 달았던 번호고,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도 줄곧 7번을 달았다. 내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라이프치히에서는 상황상 10번을 달았지만, 내 마음 속 최애 번호는 늘 7번이었다. 이 번호로 내 스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토트넘은 영구결번 문화를 두고 있진 않다. 하지만 특정 번호를 사실상 ‘예우’하는 전통은 있다. 전설적인 수비수 레들리 킹의 26번은 레가시 넘버로 사실상 사용되지 않고 있다. 손흥민이 은퇴한 후 7번이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팬들의 주장도 무리는 아니다.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7번과 함께 토트넘의 상징이자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아이콘으로 군림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시몬스의 7번 선택은 더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단순한 유망주의 합류가 아니라, ‘손흥민 시대’를 마무리하고 ‘시몬스 시대’를 열겠다는 선언처럼 느껴졌다. 현지 유력 기자 데이비드 온스테인도 “이건 단순한 전력 보강이 아니라 토트넘의 장기적 투자, 새로운 아이콘을 세우려는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재미있는 건 이 발표에 손흥민 본인이 직접 반응했다는 점이다. 토트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이 올린 시몬스 영입 게시물에 손흥민이 ‘좋아요’를 누른 것이다. 마치 후계자에게 보내는 묵직한 격려처럼 읽혔다. 떠난 뒤에도 여전히 토트넘을 향한 애정과 후배를 향한 존중을 드러낸 셈이다.

시몬스는 이제 막 런던에 도착했지만, 이미 유럽 무대에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바르셀로나 라 마시아 출신으로 PSG에서 17세 나이에 1군 데뷔, 프랑스 무대에서 연속 우승을 맛봤다. PSV로 이적한 뒤에는 19골을 몰아치며 에레디비시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네덜란드 대표팀 소속으로는 유로 2024 4강 진출의 주역이었다.

지난 시즌 라이프치히에서도 25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올해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검증된 자원이라는 평가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 역시 “그는 젊지만 이미 많은 경험을 쌓았다. 10번 자리와 왼쪽 윙 모두 가능하고, 득점과 도움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선수다. 토트넘 공격의 새로운 무기를 얻었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해 10년 동안 써내려간 7번의 역사.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는 시몬스가 그 상징성을 짊어지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 한다.

영광의 번호이자 동시에 가장 무거운 번호. 시몬스는 “엄청난 책임감이지만 받아들이겠다”는 말로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손흥민이 쌓아올린 유산 위에서, 그만의 7번 이야기를 써낼 수 있을까. 토트넘 팬들의 기대와 호기심은 이제 시몬스의 발끝을 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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